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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 의장이 소통과 화합하자고 해놓고 하루만에 아무런 협의없이 말을 바꿨다.”
새누리당 소속 충북도의회 의원 9명이 8일 제349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회의장을 뛰쳐나와 6층 의원휴게실에서 농성을 시작하며 한 말이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후반기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두 패로 나뉘어 극한 대립을 벌여 왔으며 의원총회 후 의장단 선출을 마친 뒤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열린 이날 본회의에서 또 다시 파행을 가져왔다.
농성에 참여한 의원들은 “상임위 배정은 지역과 연령 등을 안배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며 “의원 총회를 다시 열어 상임위가 정상적으로 배분될 때까지 농성하겠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저들이 배정해 놓은 것을 보면 충주 출신 위원장이 2명이나 되는데 반해 남부 권에는 한 명도 없다”며 “전반기에는 의장 선거 후 지역과 연령 등을 고려해 골고루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도의회는 이들 의원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병운 의원을 운영위원장으로 마지막으로 선출하고 6개 상임위 구성을 마쳤다.
앞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고 상임위 배분을 논의했으나 고성이 오가며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임시회를 열었으며 이에 불만을 품은 의원들이 아예 회의장에 들어가지 않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강현삼 의원은 “의장 선거에 진 것에 딴지를 거는 게 아니다. 나도 본회의에서 김양희 의장 찍어주고 박수로 환영했다”며 선거 패배로 인한 분풀이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어 “상임위 배분은 원만한 의정 활동을 위해 중요한 사항인데 나를 지지했다고 해서 배제되는 건 비민주적이고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6석의 상임위원장 중 4석을 차지한 새누리당내에서 강 의원 측에는 임순묵 의원의 건설소방위원장 1석만 배정됐다. 농성 의원들은 오죽하면 ‘여당 속에 야당’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문제는 후반기가 시작되면서부터 벌어진 ‘파행’을 지켜보는 도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다.
한 시민은 “여의도나 충북이나 의원들이 있는 곳에는 늘 싸우는 모습만 보여준다”며 “선거 운동할 때처럼 열심히 일하는 의원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지적했다.
전반기에 결과적으로 빚어진 ‘싹쓸이’에 비해 야당에 부의장1석과 상임위원장 2석을 내주며 ‘소통모드’로 시작했지만 당내의 내분을 정리하지 못한다면 원만한 의정 활동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김양희 의장은 전날 취임사에서 “소통하고 화합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밝혔었다.
새누리 소속 20명의 의원 중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9명의 반대 의견으로 인해 하루 만에 다시 벌어진 틈을 신임 김 의장이 어떻게 매듭지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