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종 대전교구청장 현강 정사 신년 덕담 심층 인터뷰생활 속 수행, 마음의 기준을 세우는 불교를 말하다
  • ▲ 진각종 대전교구청장 현강 정사.ⓒ김경태기자
    ▲ 진각종 대전교구청장 현강 정사.ⓒ김경태기자
    불교는 마음을 닦는 종교인가, 삶을 바꾸는 가르침인가.

    대한불교 진각종 대전교구청장 현강 정사님은 본지와의 신년 덕담 인터뷰에서 불교를 ‘깨달음을 넘어 실천으로 이어지는 삶의 철학’으로 규정했다. 

    특히 의식과 형식보다 마음의 기준, 개인 수행보다 공동체로 향하는 회향을 강조한 그의 메시지는 불확실성과 불안이 깊어지는 시대에 ‘생활불교·실천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묻고 있다.

    다음은 진각종 대전교구청장 현강 정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교구청장님께서는 여러 차례 ‘진리는 의례가 아닌 실천’이라고 강조해 오셨고, 그 의미부터 짚어주신다면.

    “진리는 깨달아서 실천해야 하는 것이지, 형식이나 의례 그 자체가 진리는 아닙니다. 깨달음이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관념에 머무는 것이고, 불교는 생각의 종교가 아니라 살아내는 가르침입니다.”

    - 그런 맥락에서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머무르는 데가 없을 때 마음이 살아난다는 뜻으로 결국 상황과 자리에 집착하지 말고 늘 깨어 있으라는 말이다.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공허한 말이 되며, 실제 삶에서 내가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느냐가 중요하다”

    - 현대 사회에서는 여전히 불교가 의식과 형식 중심으로 인식되는지.

    “맞습니다. 불교를 이야기하면 제사나 의식부터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진각종은 애초에 그런 형식이 거의 없었고, 수행을 돕기 위한 최소한의 틀만 있을 뿐이다”

    - 진각종 초기 수행의 모습은.

    “처음에는 ‘옴마니반메훔’ 육자진언 염송이 전부였다. 불상도, 복잡한 의식도 없었다. 심인당에 들어와 염송하고 다시 자기 삶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수행의 전부였다”

    - 그럼에도 종단과 제도가 만들어진 이유는.

    “외부에서 ‘저건 불교가 아니다’라는 오해가 생기다 보니 설명이 필요해졌고, 그렇게 틀이 만들어졌지만, 중심은 변하지 않았다. 진리는 깨달음 이후의 실천이라는 점입니다.”

    - 수행을 통해 쌓은 공덕은 개인에게 어떻게 남아야 한다는지.

    “개인에게만 남아서는 안되며, 수행으로 쌓은 공덕은 교도뿐 아니라 결국 일체중생에게 회향돼야 한다. 진리는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다”
  • ▲ 왼쪽부터 현강정사, 김정림 삼인합창단 단장.ⓒ김경태기자
    ▲ 왼쪽부터 현강정사, 김정림 삼인합창단 단장.ⓒ김경태기자
    - 지역 봉사와 나눔 활동도 그 연장선에 있다면.

    “그렇다. 우리는 결코 혼자 살아가지 않으며, 수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온 만큼, 받은 것을 사회에 되돌려주려는 마음이 수행이다”

    - 대전교구 차원의 실천과 확산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부임한 지 만 1년 정도 됐고,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말하긴 이르지만, 주민센터나 구청, 다문화센터 등과의 만남을 통해 실천의 폭은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 다문화가정이나 외국인 유학생과의 교류 가능성은.

    “의미에는 공감한다. 다만 진각종은 템플스테이 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고, 수행 방식 역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여건을 보며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이다”

    - 회당 대종사님의 말씀 ‘일심당천만(一心當千萬)’은 진각종 사상의 핵심은.

    “마음 하나가 천만을 감당한다는 뜻이며, 그 천만을 적으로 보면 싸움이 되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보면 동지가 된다. 그 안에는 나 자신도 포함돼 있다”

    - ‘질백화단청(質白畵丹靑)’은 어떤 실천을 상징하는지.

    “흰 바탕에 어떤 단청을 그리느냐는 그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 보시든 봉사든, 마음이든 내가 밖으로 내보내는 모든 ‘지출’이 수행의 결과이다”

    - 교구청장님께서 보시는 가장 강력한 실천의 힘은.

    “화합이다. 하나의 실천으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모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큰 공덕은 없고, 화합은 조용하지만 가장 강한 실천이다”

    - 진각종은 ‘화두’보다 ‘당체’를 강조했는데.

    “추상적인 질문보다 현실에서 부딪히는 모든 일을 수행의 자리다. 삶 자체가 수행의 현장입니다”

    - 그렇다면 생활 속 실천불교는 어떻게 드러나야 할지.

    “탐·진·치를 그대로 두지 않고 지혜·자비·용맹으로 바꿔가는 것이고, 조금만 마음을 조절하면 큰소리를 내지 않아도 대화할 수 있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다. 그것이 ‘지·비·용’이다”

    - 새해를 맞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동체대비심으로 실천할 때 사람 사이의 벽은 허물어진다. 새해에는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각자의 삶에서 작은 실천 하나가 모여, 서로가 서로에게 감동을 주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