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50% 삭감에 운영 위기…홈경기·지역 프로그램 중단 현실화타 지자체는 5~6억 '러브콜'…세종 연고지 이탈 초읽기
  • ▲ 세종스포츠토토여자축구단의 여자 축구교실 수료식 모습.ⓒ세종시축구협회
    ▲ 세종스포츠토토여자축구단의 여자 축구교실 수료식 모습.ⓒ세종시축구협회
    세종시가 내년도 세종스포츠토토여자축구단 지원 예산을 50% 줄인 1억 8000만 원으로 확정하면서 구단의 연고지 이탈 가능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구단은 "현재 수준으론 시즌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축구협회에 따르면 구단은 2020년 세종시와 연고 협약을 맺은 이후 연간 4억 원 지원을 전제로 운영돼 왔으나, 시는 2024·2025년 연속 감액에 이어 2026년엔 절반 삭감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홈경기 운영비만 9000만 원으로 14경기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전국체전, 전지훈련, 유·여성 축구교실 등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중단될 위기"라고 밝혔다.

    구단과 선수단은 매년 세종에서 6~7억 원을 소비하며 총 10억 원 이상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내고 있음에도, 시는 재정평가에서 구단을 C·D등급으로 분류해 일괄 삭감 대상에 포함시켰다. 

    축구협회와 동호인들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홈구장인 시민운동장은 기본 음향 외 필수 장비가 없어 매년 2800만 원 규모의 임대비가 소요되고, K4팀까지 포함하면 5000만 원 이상이 불필요하게 지출된다. 

    축구협회는 세종시에 수차례 음향 등 시설 개선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예산 삭감 소식 이후 여러 지자체가 연 5~6억 원 지원 조건을 제시하며 구단 유치 의사를 밝히고 있어 연고지 이전 가능성도 현실화되고 있다. 

    연고지 협약 재계약이 11월 말로 다가오면서 논의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역 체육계는 "연 30억 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구단이 자체 부담하며 세종에 정착해 왔다"며 "최소한의 지원마저 줄이면 여성 스포츠 생태계가 붕괴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시의 전략적 판단이 더 늦어지면 연고팀 이탈은 시간문제"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자체 보조금 사업에 대한 재정 건전성 평가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한 결과"라며 "특정 단체나 사업을 겨냥한 조정이 아니라, 전체 보조금 구조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