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도지사가 발힌 천안아산 ‘도쿄돔급 초대형 돔구장’ 추진 배경‘전국 2시간대 접근’ 가능한 ‘교통 핵심지’ 천안아산역 낙점‘야구 전용’ 아닌 다목적 복합돔… K-팝·축구·아이스링크까지 염두‘기업 마인드’로 재원 조달… “문화·관광·일자리까지 묶는 수익 모델”
  • ▲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18일 오전 도청에서 천안아산역 인근에 대형 돔구장을 짓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김정원 기자
    ▲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18일 오전 도청에서 천안아산역 인근에 대형 돔구장을 짓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김정원 기자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천안아산역 인근에 대형 돔구장을 짓겠다는 구상의 배경으로 ‘전국 누구나 2시간대에 접근 가능한 교통 요충지’, ‘야구 전용이 아닌 365일 가동되는 다목적 복합시설’, ‘기업 마인드에 기반한 재원 조달과 수익 구조’를 꼽았다. 

    서울 외곽에 또 하나의 경기장을 짓는 방식으로는 수도권·지방을 모두 아우르는 대형 이벤트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KTX·SRT가 교차하는 천안아산역 일대를 ‘국민 돔구장’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김 지사는 “돔구장은 지역 젊은이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국민과 외국인까지 어우르는 문화 기반 시설”이라며 “문화와 스포츠, 관광이 결합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천안아산역 선택한 이유… “서울·부산·광주까지 2시간대”

    김 지사는 먼저 입지 선정 배경을 두고 “서울 변두리에 만들면 서울 안에서도 끝에서 끝까지 가는 데 1시간이 더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천안아산역은 서울에서 45분이면 오고, 부산에서도 한 2시간이면 오며, 광주에서도 1시간 반 정도면 올 수 있다”며 KTX·SRT가 만나는 전국 교통 결절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돔구장은 특정 지역 동호인이나 지역 청년층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국민을 어우르고, 외국인들까지 감안한 시설”이라는 설명이다. 

    김 지사는 천안·아산을 ‘수도권과 전국을 동시에 끌어안는 문화·스포츠 허브’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 ‘야구장’ 아닌 다목적 복합돔… “야구는 1년에 30경기면 충분”

    김 지사는 돔구장을 ‘야구장’으로만 보는 시각을 경계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돔구장 하면 야구장만 자꾸 생각하시는데, 자꾸 야구장으로만 국한하면 이 사업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지사는 연간 야구 경기 유치를 “한 30경기 정도만 좀 해야 하겠다”고 선을 그으며, 365일 중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대신 아이스링크와 축구장, 각종 공연·전시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해 사계절·전천후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고척돔처럼 야구장 전용으로 만들면 재정적으로도, 활용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며 “다목적 기능을 넣어야 성공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원하는 답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KBO·메이저리그·일본프로야구까지… ‘중립 경기’·대형 이벤트 구상

    야구 경기 유치와 관련해서는 특정 구단의 ‘제2 홈구장’ 개념보다는 KBO와의 협의를 통한 중립 경기·특별 이벤트를 염두에 두고 있다. 

    김 지사는 “어느 구단을 유치하고 대전에서 한화 구단을 이쪽으로 오게 시키고 이런 부분은 안 하려고 한다”며 “KBO하고 협의해서 각 팀이 1년에 한두 경기씩만 여기서 하는 형태로 가게 되면 30경기 정도는 나오리라 본다”고 말했다. 

    또 우천·폭설 등으로 취소된 경기를 천안아산 돔에서 치르는 방안, 한국시리즈 일부 경기를 중립지대로 배정하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언급했다. 

    김 지사는 “고척돔에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나 개막전을 했던 사례처럼, 미국·일본 프로야구의 시범경기·개막 경기를 이벤트로 유치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국제적 흥행 잠재력도 강조했다.

    ◇ “도쿄돔처럼 호텔·백화점·환승센터까지… 문화·관광 파급효과 겨냥”

    김 지사는 일본 도쿄돔 일대를 사례로 들며 ‘복합 개발’의 필요성을 거듭 부각했다. 

    그는 “도쿄 돔구장 주변에는 호텔, 백화점 같은 게 한 20여 개 정도 밀집해 있다”며 “우리는 스포츠 시설만 짓는 게 아니라 복합 환승센터, 호텔, 상업·문화시설을 함께 묶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아산역 인근에 돔구장을 조성하면, 철도·도로망과 연계한 대형 환승 거점으로 키울 수 있다는 구상이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이틀이 멀다고 몇만 명씩 천안을 찾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돔구장 때문에 파생되는 호텔·유통·문화시설, 주변 상가 활성화, 일자리 등 간접 효과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 “야구 전용 돔은 ‘필패’… ‘기업 마인드’ 없으면 돈 먹는 하마”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해서도 기존 공공사업과는 다른 접근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과거에 보면 계획은 거창한데 나중에 뜯어보면 돈 먹는 하마가 된 경우가 많았다”며 “기업 마인드로 접근하지 않고 지으면 구조물에 불과하고 앞으로 충남도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이 들어가야 한다”는 기자의 질문과 관련해 김 지사는 “100% 동일한 생각”이라며 “SN엔터테인먼트라든지, 삼성처럼 디스플레이 산업을 가진 기업들이 참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돔구장 소유권·운영권을 도가 쥐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이 투자하고 도는 파생 효과를 공유하는 모델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 청주·파주·인천과의 차별성… “교통·인구·배후 인프라가 다르다”

    청주·울산·성남·파주·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돔구장을 추진 중인 상황과의 차별성도 언급했다.

    김 지사는 “청주도 강하게 추진하면 모르지만 못할 수도 있고,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며 “부산이나 전남에서 청주로 가려면 KTX가 가지 않고, 버스에 의존해야 한다는 게 한계”라고 말했다. 

    이어 “청주는 인구가 80만 정도라지만 천안·아산은 110만이 넘고, 서울 접근 거리도 훨씬 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주는 서울에 국한된 곳이고, 인천은 신세계가 자기들 야구 전용구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야구만 가지고 만드는 돔은 다목적 활용과 수익성 측면에서 ‘필패’라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 “충청권에 돔구장 두 개는 어려워… 정부 조정으로 ‘한 곳’에 힘 실릴 것”

    청주 오송역 인근 돔구장 추진과 관련한 질문에는 “충청권에 돔구장이 두 개씩 만들어질 수는 없고, 정부에서 조정해 한 곳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충청권에서 어느 한 곳은 교통·인구·인프라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저는 그게 천안아산역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돔구장 부지에 대해서는 “천안아산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라는 원칙만 밝히고, “기본 용역과 타당성 조사가 끝난 뒤 구체적인 부지를 선정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