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자원 가치 추락…황토길·주민 발길 끊긴 채 공사만 반복보수 이력 부인했다 뒤늦게 정정…행정 신뢰까지 흔들려
  • ▲ 대전시가 밝힌 준공 시점은 ‘2026년 1월’인 반면, 계족산성 현장 안내판에는 ‘2025년 11월 16일’로 표기돼 있어 혼선을 주고 있다.ⓒ김경태 기자
    ▲ 대전시가 밝힌 준공 시점은 ‘2026년 1월’인 반면, 계족산성 현장 안내판에는 ‘2025년 11월 16일’로 표기돼 있어 혼선을 주고 있다.ⓒ김경태 기자
    반복된 붕괴와 30년간의 보수에도 또다시 무너져 내린 대전 계족산성을 두고 ‘부실 시공’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장기 공사로 관광객이 끊기고 황토길 시너지까지 약화된 데다, 대전시의 오락가락 해명으로 행정 신뢰까지 흔들리고 있다.

    계족산성 서문터·남문터 일대는 수차례 축조·보수가 이뤄졌음에도 붕괴가 이어졌고, 접근 통제도 장기간 지속되면서 주민과 관광객 모두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다. 

    또 최근에는 건물터 서측 성벽에서도 붕괴 위험이 제기돼 또 다른 공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시는 17일 “서문터에서 기초 취약점이 추가 발견돼 정밀 조사 과정에서 공사가 길어졌다”며, “추가 예산 12억 원을 확보해 공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시가 밝힌 준공 시점은 ‘2026년 1월’인 반면, 현장 안내판에는 ‘2025년 11월 16일’로 표기돼 있어 혼선은 여전하다.

    보수 이력 해명은 논란을 더욱 키웠다.

    대전시 관계자가 “보수한 적 없다”고 답한 이후 △1992년 30m △1993년 101m △1994년 27.5m △1999년 37.5m △2003년 34m △2004년 28m △2007년 28.3m·문지육측 9.1m △2013년 40.7m △2014년 21.4m △2015년 41.4m △2020년 28m 등 30년에 걸친 보수 이력을 뒤늦게 문자로 정정한 것이다. 

    앞선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시민들의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덕구 A씨는 “남문터만 보고 돌아설 정도로 공사가 끝날 기미가 없다”며 “수십 년간 그렇게 보수했는데도 계속 무너진다면 부실 공사 의혹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지난 17일, 계족산성 서문지 북측 성곽 보수공사가 총 31m 구간에서 진행되며, 2022·2023년 연속 폭우로 인한 붕괴와 올해 드러난 추가 취약 구간 때문에 공사가 장기화됐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