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장기화로 일부 학교 급식 지연, 학습권·건강권 위협노조, 근로환경 개선 요구 vs 학부모, 아이들 밥상 보호 맞서
  • ▲ 대전시교육청 안밖에서는 노조와 학부모 단체가 각각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김경태 기자
    ▲ 대전시교육청 안밖에서는 노조와 학부모 단체가 각각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김경태 기자
    대전시교육청 앞이 급식 문제를 둘러싼 노조와 학부모 갈등으로 혼란에 빠졌다. 

    특히 파업이 장기화되며 일부 학교 학생들이 제때 급식을 받지 못하고 도시락에 의존하는 등 학습권과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

    12일 현재 대전시교육청 안밖에서는 노조와 학부모 단체가 각각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도시락과 간편식으로 수업을 이어가지만, 학부모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학생들은 “급식이 제때 나오지 않아 수업 집중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대전시교육청아! 대화는 여기까지, 무기한 파업 투쟁으로 직종 교섭 승리한다!”, “부실 급식 모욕 참아가며 수개월 밥했다. 더 이상은 못 참는다! 둔산여고 무기한 파업으로 부당노동행위 끝장내자!” 등 강경한 문구를 내걸며 근로환경 개선과 노동 안정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요구사항으로는 △위험한 배식대 사용 금지 △별도용기·냉면기 사용 금지 △자율 배식대 반찬 제한 △튀김·가열 조리 음식 금지 △덩어리 식재료 및 손질되지 않은 해산물 사용 금지 △열탕 소독 등 고위험 청소 작업 금지 △무급 초과근무 금지 등이 포함된다.
  • ▲ 12일 현재 대전시교육청 안과 밖에서는 노조와 학부모 단체가 각각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김경태 기자
    ▲ 12일 현재 대전시교육청 안과 밖에서는 노조와 학부모 단체가 각각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김경태 기자
    반면 학부모 측은 “노조라는 약자 프레임에 숨어 어린 학생에게 갑질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권리인가?”, “노조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줄 바엔 차라리 위탁 급식 NO! 아이들이 건강 밥상 YES!” 등 맞불을 놓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 급식을 볼모로 삼는 건 도를 넘은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조의 권리와 학생의 권익이 충돌하는 상황이지만, 지금은 대화보다 대립이 앞서고 있다”며 “교육청이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섭 과정에서 학생의 학습권과 건강권이 쟁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학생 피해와 법령·타 직종 업무 충돌 우려가 있는 요구는 수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본 교섭 재개를 통해 대안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학교 현장의 혼란과 학부모·학생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파업에 동참한 학교는 선화초, 가장초, 동명초 등 8곳으로 확인됐고, 급식 지연과 도시락 제공 장기화로 학생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교육청과 노조, 학부모 간 갈등이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