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ECT 신기술로 단백질 상호작용 실시간 시각화Rho 단백질 회로가 ‘직진·회전’ 결정하는 내부 프로그램 역할암 전이·면역 질환 치료 전략 개발 단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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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KAIST 허원도 교수, KAIST 이희영 박사후연구원(제 1저자), KAIST 조광현 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 이갑상 교수, IBS 이상규 박사·LIBD 김동산 박사·휴룩스 서예지 박사 (공동 제 1저자).ⓒKAIST
우리 몸의 세포는 상처 치유부터 면역 반응, 암 전이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동하며 생명활동을 수행한다.그러나 외부 자극 없이 스스로 이동 경로를 정하는 원리는 밝혀지지 않아 기초생명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KAIST 연구진이 이번에 그 핵심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며, 향후 암 전이 억제 및 신경·면역 질환 치료전략 수립에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 세포 이동의 ‘내부 프로그램’, 단백질 회로로 밝혀져KAIST 생명과학과 허원도 석좌교수 연구팀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석좌교수 연구팀, 미국 존스홉킨스대 이갑상 교수 연구팀과 함께 세포가 외부 신호 없이도 스스로 이동 방향을 결정하는 ‘자율주행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연구팀은 살아있는 세포 내부에서 단백질들이 실제로 어떻게 결합하고 작동하는지를 직접 시각화할 수 있는 이미징 기술 ‘INSPECT(INtracellular Separation of Protein Engineered Condensation Technique)’를 개발했다.이를 통해 Rho 계열 단백질(Rac1, Cdc42, RhoA)이 단순히 세포의 앞뒤를 구분하는 수준이 아니라, 어떤 단백질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직진할지 혹은 방향을 바꿀지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세포의 직진과 회전, 단백질 ‘핸들’ 조합으로 제어연구진은 285쌍의 단백질 상호작용을 비교 분석한 결과, Cdc42–FMNL 조합은 세포 이동을 직진으로 유지시키고, Rac1–ROCK 조합은 방향 전환을 담당하는 ‘핸들 역할’을 한다는 핵심 회로를 발견했다.특히 Rac1 단백질의 특정 아미노산(37번째)을 변형해 ROCK과의 결합을 방해하자, 세포는 주변 환경과 무관하게 계속 직선으로만 이동했다.반면 정상 세포는 Rac1–ROCK 결합을 통해 세포 앞부분에 ‘아크 스트레스 섬유’가 생기고, 이를 활용해 직각에 가까운 회전을 부드럽게 수행했다. 이는 세포가 환경을 감지하고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이 단백질 회로에 의해 정밀하게 조절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암 전이·면역세포 이동 기전 이해… 치료 전략 연구에 활용 가능허원도 교수는 “세포 이동은 무작위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Rho 단백질과 이동 관련 단백질들이 구성한 내재적 프로그램으로 정밀하게 제어된다”며 “INSPECT 기술은 세포 내 단백질 상호작용을 직접 볼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암 전이, 신경세포 이동, 면역 반응 연구 등 다양한 생명현상 규명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연구에는 KAIST 이희영 박사, 이상규 박사(IBS), 서예지 박사(㈜휴룩스), 김동산 박사(LIBD)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10월 3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