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이온 전달속도 100배↑… 실온에서도 빠르고 안전한 전도성 구현COF 신소재로 머리카락 1/5 두께 필름 제작, 전극 밀착력 향상300회 충·방전 뒤에도 용량 95% 유지, 쿨롱 효율 99.999% 달성
  • ▲ 왼쪽부터 KAIST 화학과 변혜령 교수, 최락현 석박통합과정(KAIST), 서울대 손창윤 교수. ⓒKAIST
    ▲ 왼쪽부터 KAIST 화학과 변혜령 교수, 최락현 석박통합과정(KAIST), 서울대 손창윤 교수. ⓒKAIST
    리튬이온전지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리튬메탈전지’ 실현 가능성이 한층 가까워졌다. 

    KAIST와 서울대학교 공동연구팀이 상온에서도 빠르게 작동하는 고체전해질을 개발해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의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 실온에서도 ‘100배 빠른’ 리튬 이온 이동성 확보

    KAIST(총장 이광형)는 4일, 화학과 변혜령 교수와 서울대 손창윤 교수 공동연구팀이 상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유기 고체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리튬 이온의 이동성을 기존보다 100배 이상 높인 점이다.

    연구팀은 일정한 다공 구조를 갖는 신소재 ‘공유결합유기골격구조체(COF)’를 활용해 두께 약 20μm(머리카락의 1/5 수준)의 초박형 전해질 필름을 제작했다. 

    이 소재는 202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금속유기골격체(MOF)와 유사하지만, 화학적 안정성이 월등히 높다.

    ◇ 이중 기능기로 이온 이동 경로 최적화… 분자 단위 정밀 제어

    COF 내부에 리튬 이온을 운반하는 기능기를 일정 간격으로 배치하고, 여기에 ‘이중 설폰산화 기능기’를 도입해 리튬 이온이 직선형 통로를 따라 효율적으로 이동하도록 설계했다.

    분자동역학(MD) 시뮬레이션 결과, 이 구조는 리튬 이온이 움직이기 위한 에너지 장벽을 낮춰 적은 에너지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기존 유기계 고체전해질이 고온에서만 작동하던 한계를 극복한 셈이다.

    ◇ 자가조립으로 완벽한 표면 구현… 전극 밀착력·안정성 극대화

    연구팀은 분자들이 스스로 가지런히 배열되는 ‘자가조립(Self-assembly)’ 방식을 적용해 매끄럽고 균일한 필름을 구현했다. 이 덕분에 리튬 금속 전극에 빈틈없이 밀착돼, 충·방전 과정에서도 안정적인 이온 이동이 가능했다.

    리튬인산철(LiFePO₄) 전지에 적용한 결과, 300회 이상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95%를 유지했고, 쿨롱 효율은 99.999%로 사실상 에너지 손실이 없는 수준을 달성했다.

    ◇ “리튬메탈전지 상용화 눈앞”… 하이브리드 전해질로 확장 기대

    변혜령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온에서도 빠른 리튬 이온 이동이 가능한 고체 전해질을 구현한 성과”라며 “향후 무기 전해질과의 하이브리드 결합으로 계면 안정성을 더욱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최락현 석박통합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2025년 10월 5일자)에 게재됐다. 

    연구는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 Frontier Research Laboratory(FRL),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