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로 간세포‧대식세포 간 ‘유사시냅스’ 형성…신호 전달 통해 염증 유도글루탐산-활성산소 연결고리 규명…ASH 조기 진단‧치료 길 열려
-
- ▲ KAIST 의과학대학원 양경모 박사, 정원일 교수, 김규래 박사과정.ⓒKAIST
KAIST 연구진이 음주로 유발되는 알코올성 간질환의 새로운 분자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간세포와 쿠퍼세포가 신경계처럼 ‘유사시냅스’를 형성해 신호를 주고받고, 이 과정에서 글루탐산이 활성산소 생성을 유도해 간세포 사멸과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번 발견은 알코올 지방간염(ASH) 조기 진단과 치료의 분자 표적 개발에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KAIST(총장 이광형)는 17일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 보라매병원 김원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음주로 인한 간 손상 및 염증(알코올 지방간염, ASH)의 분자 수준 발생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정 교수팀은 만성 음주 시 간세포 내 ‘소포성 글루탐산 수송체(VGLUT3)’ 발현이 증가하며 글루탐산이 축적되고, 이후 폭음 등으로 간세포 내 칼슘 농도가 급변할 때 글루탐산 분비가 촉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이 글루탐산은 간 내 상주 대식세포인 쿠퍼세포의 글루탐산 수용체(mGluR5)를 자극해 ‘활성산소(ROS)’ 생성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간세포 사멸과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병리 경로를 형성한다.특히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음주 상황에서 간세포와 쿠퍼세포가 일시적으로 신경계의 시냅스와 유사한 구조인 ‘유사시냅스(pseudosynapse)’ 또는 ‘대사시냅스(metabolic synapse)’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이는 간세포가 단순히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쿠퍼세포에 신호를 보내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능동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정 교수는 “이러한 발견은 말초 장기에서도 세포 간 밀접한 접촉을 통해 신호 전달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며 “알코올 간질환 초기 진단과 치료 표적 발굴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연구팀은 글루탐산 수송체(VGLUT3), 수용체(mGluR5), 활성산소 생성 효소(NOX2)를 유전적‧약리적으로 억제할 경우 간 손상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동물모델로 입증했다. 이어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혈액과 간 조직 분석을 통해 해당 메커니즘의 임상 적용 가능성도 확인했다.이번 연구는 KAIST 의과학대학원 양경모 박사(현 여의도 성모병원), 김규래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7월 1일 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