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BBS청주불교방송 사장 취임 ‘현진 스님(마야사 주지)’“도민에게 삶의 지혜와 인생의 쉼표 제공하는 방송 위해 최선 …더 많은 이들과 소통” '정원 아름다운 마야사', 道 민간정원 16호 지정… “정원 가꾸듯 방송도 정성껏 운영”마야사 창건 13년째 법당 건립· 신도 교육... “정원으로 포교해보자” 정성껏 정원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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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진 스님은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구축해 지상파 방송의 공적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양승갑 기자
BBS청주불교방송 10대 사장으로 취임한 현진 스님(마야사 주지)은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구축해 지상파 방송의 공적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상당구 가덕면에 마야사를 창건해 13년 째를 맞는 현진스님은 마야사를 ‘정원 사찰’로 조성해 '민간정원 제16호'로 등록시켰다. 한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마야사를 찾아 현진스님을 만나 포부를 들었다. 다음은 현진 스님과의 일문일답이다.-마야사의 첫 인상은 모든 것이 정돈돼 있다는 느낌이다. 이유는.“지금 시대는 정리 정돈 자체가 감동을 줄 수 있는 시대다. 꽃과 나무가 많지 않아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으면 감동을 주고, 아무리 수종이 많아도 정돈이 안 되어 있으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저는 "내 몸이 힘들어야 남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고 자주 말한다. 정갈한 정원을 만들기 위해 매일 2시간 이상 흙을 만지고 정원을 가꾼다.”-요즘 시대에 꽃과 나무가 사람을 부른다는 말이 인상적이다.“사람들이 저를 보러 오는 게 아니라 정원 때문에 마야사에 온다. 정원이 전법(傳法)과 포교의 수단이 되는 시대다. 저는 10년 전부터 그런 콘셉트로 접근했고, 이제는 사람들이 “마야사 정원이 예쁘다”며 입소문을 내기 시작했디.꽃 향기가 사람을 부르듯, 정원이 사람을 불러모은다. 그래서 저는 포교 방법으로 “연못을 파라, 그러면 개구리가 모인다”는 말을 자주 한다.”-정원을 가꾸면서 책도 많이 저술했는데.“책을 쓰려고 정원을 가꾼 게 아니라, 정원을 가꾼 이야기가 책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 4권 정도의 정원 관련 책이 나왔다. 제 하루 일과는 정원과 함께 시작해 정원과 함께 마무리된다.올해로 마야사 창건 13년째다. 그 시간은 법당 건립과 신도 교육의 시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정원을 가꿔온 시간이기도 했다. 절반 이상은 정원에 투자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고, 그 결과 나무가 자리를 잡고 가지가 자라며 그윽한 정원 분위기가 만들어졌다.”-출가 후 다양한 포교 방법을 시도했다. 정원을 통한 포교는 어떻게 시작했는지.“처음에는 여러 프로그램과 법회를 시도했다. 그러다 “정원으로 포교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찰 건물이 주인이 아니라 정원이 주인이 되는 공간으로 마야사를 설계했다. 현재 이 그림이 70% 정도 완성됐고, 시대 흐름과도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
- ▲ 현진스님은 " 정원이 꽃을 통해 전법한다면, 방송은 전파를 통해 전법하는 도구다. 같은 목적을 가진 수단이다"라고 강조했다.ⓒ양승갑 기자
-최근 마야사가 충청북도 민간정원으로 지정되었는데, 그 의미는.“충청북도 민간정원 제16호로 등록됐다. 오밀조밀 배치된 다양한 수목과 늦여름 피어나는 목수국은 마야정원을 대표하는 풍경이다. 카페와 사찰이 어우러져 종교를 떠나 누구나 방문해 휴식과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굳이 불교라는 간판이 없어도,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부처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시대다. ‘마야사’라는 이름엔 종교적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마야정원’이라 하면 종교, 사상, 성별을 초월하게된다. 정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다.”-마야사에는 카페도 함께 운영 중인데, 다른 사찰 카페와 차이가 있다면.“일반 사찰 카페들은 건물만 있고 특색이 없는 경우가 많다. 마야사는 정원이 함께 있어 카페가 훨씬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어울린다. 또한 동선이 좋아서 불자든 일반 방문객이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정원이 넓고 사계절 풍경이 달라지기에, 계절마다 다시 찾는 사람들이 많다. 대형 카페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만족할 수 있는 특별한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정원 덕분에 많은 일반인들이 찾는다. 정작 우리 불자들은 법당을 이용하고, 카페와 정원은 외부 사람들이 주로 방문한다. 이것이 자연스럽게 사찰 방문의 기회를 제공하게 되고, 은연중의 포교가 이루어지는 것같다. 한편으로는 도사 근교 힐링 장소로, 시민들에게 무료 쉼터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그 자체가 종교의 본래 역할일 수 있다고 본다.”-불교방송 사장으로 취임한 소감은.“지역 불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정원이 꽃을 통해 전법한다면, 방송은 전파를 통해 전법하는 도구다. 같은 목적을 가진 수단이다. 정원을 가꾸듯 방송도 정성껏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지역민과 함께하는 불교방송'을 만들기 위해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보도로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만공회 공덕주의 열정적인 응원과 보시공덕을 발판으로 양질의 청주불교방송 콘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 -
- ▲ 정원을 산책하던 현진 스님이 바위에 설치한 동자상을 따라 합장하며 밝게 웃었다.ⓒ양승갑 기자
-불교방송은 포교의 역할도 해야 한다고 보는데.“종교방송은 청취자층이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불교방송엔 ‘콘크리트 청취자’, 즉 매일 듣는 마니아층이 많다. 앞으로는 불자만을 위한 방송이 아니라, 모든 도민들에게 삶의 지혜와 인생의 쉼표를 제공하는 방송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불교 색채를 강조하다 보면 대중성과는 멀어지기 때문에, 색채를 조절하며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려고 한다.”- 마야사 공간은 어떤 철학으로 구성되었는지.“사람들이 사찰에 오래 머무를수록 감동도 커지고, 다시 올 확률도 높다. 불국사 같은 큰 절도 머무는 시간이 30분 미만인 이유는 쉴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야사는 머무는 공간을 잘 만들어서 1시간 이상 머물게 하려 했고,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포교와 힐링, 경제적 효과까지 함께 이루어졌다. 그래서 정원, 카페, 힐링 공간이 절묘하게 어우러지게 설계한 것이다.”-지난 13년, 힘든 순간도 많았을 텐데.“부처님 일은 내 힘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원력(불교인이 목적을 이루기위해 갖는 내적인 결심과 그에 따르는 힘)이 있는 곳에 인연이 모이고, 인연이 모이는 곳에 불사가 이루어진다는 말씀처럼, 힘들 땐 내 원력을 점검해야 한다.정원이 없었다면 저도 아마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정원이 저에게 위로와 용기, 지혜, 좋은 인연들을 가져다줬다. 힘들 때마다 정원에서 풀을 뽑으며 스스로를 다독였고, 그 시간들이 쌓여 오늘에 이르렀다. -
- ▲ 현진 스님이 정원에 건립된 '걱정을 가져가고 행복을 얀겨주는 부처님'인 걱정상 에 걱정을 전달하는 방법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양승갑 기자
-정원에 모든 것을 건 것 같은데.“제 유년 시절, 어머니의 뜰에 있던 작은 정원이 제 기억에 남아 있었다. 채송화, 봉선화, 과꽃이 있던 그 정원의 추억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지금의 정원은 어머니의 정서적 유산이다. 제가 잘나서 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이미 절반은 만들어준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에게 정원은 어머니이고, 곧 삶의 뿌리다.”현진 스님은 정원을 걸으며 말했다.“마야사는 ‘정원 사찰’이라는 개념을 추구합니다. 정원이 위로와 휴식을 주고, 말이 필요 없는 ‘말 없는 법문’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꽃과 나무가 주는 위로는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니까요.한편, 현진스님은 이두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0년 사미계를 1988년 비구계를 수지했다. 해인사승가대학과 송광사 율원,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조계종 초심호계위원과 해인사 포교국장, 월간 <해인> 편집위원, 불교신문 논설위원, 충북경찰청 경승, 제5교구본사 법주사 수련원장, 청주 관음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현재 청주 마야사 주지인 현진 스님은 왕성한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주요 저서로 『정원예찬』, 『꽃을 사랑한다』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