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규 충남도립대 총장 직위해제 40일째…‘감사위는 감찰조차 안 해’감사위원장 “경찰 수사 중이라 감사 못 해”…‘소극 행정’ 논란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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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여일 째 총장이 부재중인 충남도립대학교 청양캠퍼스.ⓒ충남도립대학교
정명규 충남도립대학교 총장이 채용 비리 의혹으로 직위 해제된 지 40여 일이 지났지만, 충남도 감사위원회는 아직 어떠한 감사나 조치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경찰 수사를 이유로 모든 판단을 미루고 있는 감사위원회의 태도에 대해 ‘소극 행정’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충남도 성우제 감사위원장은 14일 이와 관련해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징계 조치가 중지된다”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감사 차원의 조치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그러나 경찰 수사는 기소와 유죄 판결 이전 단계일 뿐이고, 공직 사회에서는 ‘감찰’과 ‘수사’가 별개로 이뤄질 수 있음에도 감사위원회는 아무런 내부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본보는 “충남도립대 총장이 ‘채용’과 관련해 재공고를 지시하거나 직원들에게 압박을 가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감찰팀이 나가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지 않으냐”고 묻자, 성 위원장은 “그건 원칙에 어긋난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본보는 “충남도립대 설립 이래 총장이 40일 넘게 출근을 못 하는 중대 사안인데, 감사위는 언론 보도조차 내부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느냐”고 따졌지만, 성 위원장은 “그건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반복했다.이처럼 감사위가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사건 전체를 방치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공직 감찰 기능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도 인사부서가 경찰 수사 개시 통보에 따라 신속히 직위해제 결정을 내린 것과는 대조적이다.감사위원회가 내부 감찰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자, “감사위원회의 역할이 수사 결과 기다리는 것뿐이냐”고 재차 물었지만, 성 위원장은 “결과가 나와야 조치할 수 있다”고 반복했다.이어 “지금은 유심히 보고 있다”며 “방관하고 있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실질적인 감찰 활동은 없다는 점에서 책임 회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충남도립대 총장의 장기 부재로 충남도립대 학사 운영에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충남도의 감사 시스템이 최소한의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불가피해 보인다.한편 제천경찰서는 정명규 총장을 소환해 조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조만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처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