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중앙정부'로 도약하라…최민호 시장의 외침으로 끝나지 않아야
  • ▲ 최민호 세종시장이 29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 최민호 세종시장이 29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세종시가 더 이상 '신도시'라는 수식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29일 세종시청 간부회의에서 최민호 시장은 "세종시는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 정치·행정 중심 도시"라며 도시의 품격 제고와 시민의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이날 회의는 언론에 처음 공개된 자리로, 단순한 내부 결속 차원을 넘어 세종시의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한 의미 있는 순간이다.

    최 시장의 발언은 현재의 정체성을 넘어선 '국가대표 도시'로서의 도약을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개헌이 이루어지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수도기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대통령실과 국회의사당 일부의 이전을 통해 행정수도의 실질화를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개헌 여부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넘어서 세종시의 행정 중심 기능을 기정사실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세종시 공직자들에게 던진 메시지도 결코 가볍지 않다. 그는 "세종시 공직자는 중앙부처 실국장급의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하며 "세종시 행정조직이 '미니 중앙정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틀을 넘어서 국가 운영의 한 축으로 기능하라는 당부다. 이는 행정도시로서의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는 전략적 방향성과도 궤를 같이한다.

    세종시는 그동안 수도기능 분산이라는 명분 아래 성장해왔지만, 여전히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실적인 정치 여건 속에서 개헌이 요원하다는 분석이 많은 가운데, 최 시장의 현실 인식과 전략은 주목할 만하다. 

    수도기능 일부라도 실질적으로 이양하고, 이에 걸맞은 제도적·조직적 기반을 다지겠다는 로드맵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시민과 공직자 모두의 인식 전환은 물론, 중앙정부와의 협력, 국회의 정치적 합의, 그리고 탄탄한 행정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품격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이제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세종시가 진정한 국가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최민호 시장의 메시지가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세종시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