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미완료인데 ‘3월 31일 지하수 폐쇄 통보’…주민 반발 거세”주민 “수압 부족·요금 과다…근본적 문제 해결해야”청주시상수도사업본부 “상당산성, 광역상수도 전환…수압부족 해소 노력 중”
  • ▲ 최근 청주시상수도사업본부가 청주 상당산성 한 업소에 설치한 광역상수도 시설.ⓒ뉴데일리
    ▲ 최근 청주시상수도사업본부가 청주 상당산성 한 업소에 설치한 광역상수도 시설.ⓒ뉴데일리
    충북 청주시 상당구 상당산성 주민들이 광역상수도 공급 문제를 두고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수압 부족, 요금 과다 부과, 지하수 사용 중단 예고 등으로 인해 주민들은 사업소의 일방적인 행정 처리 방식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21일 한 주민에 따르면 상당산성 내 30여 가구가 포함된 이 지역은 기존에 공동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8월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광역상수도 공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상수도를 연결하는 시범사업에 참여했으며, 이 주민은 “10월 말까지 공사가 완료되면 지하수 시설이 폐쇄될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먼저 상수도를 연결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시범적으로 상수도를 연결한 가구에서는 수압이 1.5kgf/㎠밖에 나오지 않아 정상적인 생활용수 공급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상당산성은 식당이 밀집한 지역으로, 가정집과 달리 최소 3kgf/㎠ 이상의 수압이 보장돼야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요금 문제도 주민들의 불만 요소 중 하나다. 기존 지하수 사용 가구들은 한 달 평균 5만 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했지만, 상수도를 연결한 이후 30만 원에서 45만 원까지 요금이 부과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주민들은 “공사 안내문에는 요금 감면 조치가 있을 것처럼 설명했지만, 정작 사업소 측은 감면이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더 큰 문제는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주시상수도사업본부가 지하수 폐쇄를 예고했다는 점이다. 최근 청주시상수도사업본부는 “본부장 명의로 3월 31일까지 상수도 연결이 완료되지 않으면 지하수 시설을 폐쇄하겠다”는 공문을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주민들은 “수압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고, 공사가 완전히 끝나지도 않았는데 지하수를 강제로 폐쇄하겠다는 것은 주민들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한 주민은 “공무원들이 요금 징수팀과 시설팀을 따로 운영하며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주민들은 높은 요금과 낮은 수압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오는 23일 마을 회의를 열고 상수도 수압 ‘3kgf/㎠ 보장’ 및 요금 ‘감면’ 등 요구사항을 정리해 공식적으로 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강경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당산성 지역의 상수도 공급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상당산성 마을 상수도 폐지와 광역상수도 전환을 두고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 담당 공무원은 “위생적이고 안정적인 광역상수도 전환이 필요하다”며 “주민과의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공무원은 “작년에 광역상수도가 보급됐고, 이에 따라 마을 상수도 지원 중단은 조례에 따른 조치다. 장기적으로 주민들에게 더욱 안정적인 물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낮은 수압 문제와 관련해 “현재 기준 수압(1.5kgf/㎠) 이상이면 적정하다. 시설팀과 협의해 필요한 보완 조치를 검토 중이다. 폐지는 즉각적인 시설 철거가 아니라 유지보수 및 수질검사 지원 중단을 의미한다. 시설 관리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공무원은 광역상수도로 전환 시 요금 부담과 관련해 “위생적이고 안정적인 장점이 크다. 주민 부담 완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일방적 강행이 아닌 주민 의견을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다. 주민들에게 설명을 충분히 하고 현실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