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곳에 전기차 충전기 1242개 설치…1개휴게소당 ‘3.3기’엄태영 의원 “화재안전 시설‧장비 전혀 없는 휴게소 54개소”“수소충전소 32곳 중 의무 필수장비 없는 휴게소 전체의 41%”
  • ▲ 충북소방본부 소방관들이 주수소화 방법으로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충북소방본부
    ▲ 충북소방본부 소방관들이 주수소화 방법으로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충북소방본부
    최근 전기차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중 10곳 중 3곳은 전기차 화재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수소충전소 32개소 중 법상 의무적인 필수장비가 없는 휴게소는 전체의 41%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충북 제천‧단양)이 21일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소가 있는 전국 205곳 고속도로 휴게소 중 캐노피, 카메라, 소화기, 질식소화포 등의 화재 안전 시설이나 소화 장비가 전혀 없는 곳이 54개소에 달했다.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를 위한 소화기가 아예 없는 곳이 전체의 30%인 61개소에 달했고, 소화기가 있더라도 리튬이온 배터리 전용 소화기가 설치된 곳은 103개소로 절반(50.2%)에 그쳤다.

    불이 난 차량 전체를 덮어 전기차 화재 진압에 효과적인 질식소화포가 구비된 휴게소는 전체의 21%인 43개소에 불과했다.

    특히 화재 발생 시 감지를 위한 카메라가 아예 설치돼 있지 않은 곳이 47%인 97개소에 달했고, 온도 상승 등 이상 상황 감지를 통해 사전인지 및 조기대응이 가능한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93개소(45%)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충전기의 빗물 유입에 따른 폭발을 방지하기 위한 비 가림막인 캐노피는 59%인 120개소에만 설치돼 있었다. 

    이에 고속도로 휴게소 특성상 차량과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화재 발생 시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전기차 충전소에 대한 명확한 안전 규정이 없으므로 도로공사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도로공사는 한국전력공사, 현대자동차, SK일렉링크 등 충전사업자와 국토부, 환경부, 소방청 등 관계기관들과 두 차례 회의를 개최했지만, 정부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특성을 고려한 적정 소화설비 확충방안 및 화재대응 메뉴얼 등을 마련해나가기로 했다.

    한편 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보다 대형폭발 사고의 위험이 더 큰 수소충전소도 현재 32개소에 설치돼 있다. 

    그러나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상 의무 안전점검 장비 4종이 없는 휴게소가 전체의 41%인 13개소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태영 의원은 “한 번의 사고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큰 전기차와 수소차 화재 예방을 위한 대응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