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첫해 꿈 ‘수출 반 내수 반’…15년만인 올 6월 수출 51%로 수출기업 등록”진천 신척산업단지에 2300평 규모 공장 설비중… 이달 말 ‘양산 체제’ 미래터전 마련“회사 안정적 성장 비결은 50여명 직원 매주 ‘한마음 모임’으로 허심탄회한 소통 덕분”절연 판넬도 미국UL 규격에 130도 취득 ‘세계적 기술…LS·HD현대 일렉트릭에 납품 “월드BMC 수출·내수 활력으로 올해 매출 205억·내년은 40% 늘어난 280억 예상”
-
월드BMC㈜ 조강영 대표는 올해 초 미국 바이어와의 수차례 미팅에서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회사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도 없고, 제품 금형과 인력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고민에 빠졌다. 조 대표는 바이어의 요구를 더는 거절할 수 없어 진천 신척산업단지에 물류창고로 사용하던 2300평 규모의 공장 인수를 결정했다. 공장 매입과 설비를 갖추기 위해 조 대표는 한 달 동안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업은행으로 동분서주했다. 노력 끝에 10월 말이면 이 공장에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조 대표가 꿈꾸던 수출 1000만 달러 달성이 내년에 가능하게 된 것이다.월드BMC는 2002년 창업했다. 당시 이 회사는 인조대리석을 만드는 BMC(벌크 몰딩 컴파운드)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었다. 이후 중소기업청의 기술혁신개발 사업으로 특허를 얻고,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사업화 자금 5억 원을 지원받아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게 됐다. 당시 주변 지인들은 ‘너무 많은 투자를 하면 위험하지 않겠느냐’고 말렸다. 그러나 조 대표는 자신만의 확신으로 투자해 월드BMC를 세계적인 ‘친환경 인조대리석(CMMA)’ 생산 업체로 우뚝 세웠다.월드BMC가 생산하는 소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중국이나 미국, 일본도 만들지 못한다. 2006년에 이 소재를 만들어 2009년 특허를 냈다. 월드BMC에서 이 제품을 생산한 이후 중국 업체의 원료 판매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합작 공장 설립이나 공장 이전에 대한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고 있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 미국도 3개 업체에서 미국에 공장 설비를 모두 해주는 조건으로 합작 투자를 제안할 정도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친환경 인조대리석(CMMA)’ 기술 세계 유일”‘친환경 인조대리석(CMMA)’ 기술은 월드BMC가 유일하다. 컴파운드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있지만 CMMA는 월드BMC씨가 상표 등록을 했다. 얇고 넓은 인조대리석 판넬을 찍어내는 것은 세계적으로 월드BMC가 최초다.조 대표는 창업 초기 인조대리석 부분의 BMC 공법 개발에 몰두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대기업 중심으로 색이 곱고 현장 시공이 유리한 아크릴 소재를 쓰고 있었으나, 열에 약할 뿐만 아니라 잘 깨지고 비싼 단점이 있었다. 그는 중소기업이 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당시 일본에서는 일본 BMC라는 공법으로 인조대리석 싱크대 상판, 싱크대 볼을 우리나라보다 15배 정도나 많이 팔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아크릴에 대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실용적인 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았다. 조 대표는 연구를 시작했다. 중소기업청의 기술혁신개발사업으로 자금을 지원받아 2008년에 유리섬유가 들어가지 않은 ‘친환경 인조대리석 CMMA’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개발 3년 만이다.
-
월드BMC는 일본 수출에 성공했다. 일본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을 제공하며 바이어의 신뢰를 쌓았다. 그러나 2012년 아베노믹스가 시작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환율이 100엔 당 1400원에서 1200원대로 떨어진 것. 당시 200만 달러 가까이 됐던 수출 이익은 환차손으로 마이너스였다. 이에 월드비엠씨는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해외 수출전시회 등에 참여하며 발품을 팔아 수출 대상국을 미국 등으로 넓혔다.조 대표는 “앞으로 당분간 CMMA 기술을 쫓아올 기업은 없을 것으로 본다. 국내 업체들이 기술을 배워 추격할 수 있지만 기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과 일본, 미국 기업들이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또 다시 4공장에 설비를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도 삼성에서 얘기하는 ‘초격차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미리 선 투자를 해서 볼륨을 키워 후발 주자가 따라올 시간을 늦추는 전략”이라고 밝혔다.◇미국 홈데코·아마존 등에서 판매이 회사의 대표적인 제품은 주택의 샤워실 벽체를 장식하는 데 사용하는 판넬과 악세사리다. 얇고 넓게 만들어진 제품은 강도가 타일에 비해 5배 정도나 세고, 휘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미국의 아마존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 동부와 멕시코, 텍사스주 등지에서 판매하고 있으나 곧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작은 크기의 제품만 생산하지만 점차 크고 다양화한 제품을 준비중이다.조 대표는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영국과 독일에 샘플이 나갔다.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제품을 보내 달라는 요청이 많지만, 주력 시장인 미국에도 충분히 제품을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 내년에 제품 생산량이 늘린 뒤에야 수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월드BMC 미래 터전은 신척산업단지”진천 신척산업단지에 새로 인수한 공장에는 설비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서 원료 공장까지는 3분 거리다. 앞으로 2공장도 이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수년 내로 인근에 공장을 추가로 인수해 월드BMC의 미래 터전을 신척산업단지에 마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조 대표는 “계획대로 공장을 인수해 설비를 갖추게 되면 2000만 달러 정도는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독일하고 영국 바이어들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한다. 당장 제품을 만들어달라고 할 정도다. 하루빨리 제품을 유럽에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월드BMC는 수출을 시작한 지 올해로 15년째다. 그는 처음 동남아에서 한 컨테이너 분량의제품을 팔기 위해 1년에 130~150일 정도를 해외에 머물러야 했던 때를 잊지 못한다. 한 컨테이너 제품을 모두 팔아야 5% 정도밖에 수익이 나지 않았지만 그만큼 수출 시장이 절실해 치열하게 뛰었다.조 대표는 “수출을 처음 시작한 2009년, 꿈이 ‘수출 반 내수 반’이었다. 탄탄한 기업들이 대부분 그렇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했기에 나도 꿈꾸던 미래 모습이었다. 그 꿈이 15년만인 올해 6월 드디어 이뤄졌다. 수출이 51%를 차지해 수출기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월드BMC는 지난해 매출은 175억원이다. 올해는 205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수출 1000만 달러를 목표로 하는 내년에는 280억원은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
조 대표는 인력 수급에 대한 어려움이 많다. 올해도 800만 달러 이상 수주 했지만 기계 설비도 부족하고, 생산 현장에 일할 사람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그는 “외국인 비자 관련해서 지난번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간담회에서 10년이나 일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본국으로 가버려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인력 수급에 대해 정부에서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줘야 생산 현장이 잘 돌아가는 데 어려움이 많다. 기업의 입장과 고용노동부 입장, 법무부의 입장이 너무 달라 산업 현장이 정말 힘들다”고 했다.◇“수출은 바다 낚시와 같은 것”수출 시장은 낚시로 비교하면 바다낚시다. 수출은 그 넓은 바다에 낚시를 담그는 것이다. 어떤 고기가 잡힐지 아무도 모른다. 운이 나빠 멸치처럼 작은 고기가 잡힐 수 있지만 고래같은 큰 고기가 잡힐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본인이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그는 “2008년 부도가 나서 어려움을 겪으며 대금을 잘 받아보기위해 수출을 시작했지만 해외에서 부딪히며 많이 배웠다. 처음 깨달은 것은 내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이 아니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커피로 예를 들면 고객이 원하는 커피가 핑크색 커피라면 핑크빛 커피를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50여명 직원들과 함께 ‘친환경 인조대리석(CMMA)의 세계화’를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회사는 매달 첫 번째 월요일에 전 직원이 모여 조회를 하고, 매주 목요일마다 오후에 ‘한마음’ 모임을 한다. 직원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나 회사에 대한 요구사항을 이야기한다. 조 대표도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와 회사의 비전·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서로 소통하며 회사의 미래를 만들어간다.조 대표는 모임에서 “나도 일류가 아니고 여러분도 일류가 아니지만 함께 노력하면 일류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노력해서 ‘친환경 인조대리석(CMMA)의 세계화’를 함께 이뤄나가자”고 다짐했다.◇우여곡절 끝에 오늘의 월드BMC 설립그는 언제나 직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다. 그래서 작업환경도 직원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공장을 증설할 때 천정도 높여 쾌적한 공간으로 조성했다. 바닥도 에폭시 대신 투명 페인트를 칠했다.그의 첫 번째 목표는 수출 1000만 달러다. 내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 1000만달러을 달성하고, CMMA의 세계화를 통해 미국, 일본 시장에 이어 유럽 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조 대표는 대학교 4학년이던 1984년 10월에 방위산업체에 취업, 연구실에서 일했다. 일본에서 SMC(시트 몰딩 컴파운드)와 BMC(벌크 몰딩 컴파운드)를 배운 조 대표는 90년 5월 오토바이 헬멧에 들어가는 내피와 현재 LS 일렉트릭의 전기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를 3명이 동업으로 창업했다. SMC 기계가 비싸기 때문에 BMC 기계를 설치했다. 당시 국내에는 BMC가 없었다. 그래서 원료를 일본에서 홍콩을 거쳐 수입해 사용했다. 당시 조 대표는 한국에서 BMC를 최초로 만들었다.조 대표는 이후 한국기술투자 주식회사라는 창투사에서 투자를 받았다. 투자금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LS 일렉트릭에서도 주문을 해 200 암페어 3피스 케이스라고 하는 제품을 납품하기도 했다. 그 당시 매출이 86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매출이 커지자 투자사들이 경영권을 노리고 공동대표로 서류를 만드는 등 작업을 해 회사를 떠나게 됐다. 그 후에 설림한 것이 월드BMC다. 조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오늘의 월드BMC를 만든 것이다.
-
◇전기 절연 판넬 기술력 ‘세계적’그는 후발 주자들의 추격에 대비해 또 다른 기술 두 가지를 준비했다. 하나는 이미 제품화해 세계 시장에 내놨다. 바로 전기 절연판넬이다.조 대표는 “전기 제품 중에서 가장 그 특성을 보면 중요한 게 RTI 값이 있다. 전기 제품들을 상온 60도, 80도, 100도에서 사용할 수 있다. 어떤 구간, 어떤 박스 속에서는 그런 조건이 될 수 있다. 전기 제품의 RTI 값이 기존에는 105도에서 1만 시간을 사용해도 그 전기적이나 물리적인 특성이 50%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정도였다.우리 회사가 130도를 땄다. 130도에서 만 시간을 사용해도 물성이 50도 밑으로 안 떨어진다. 미국 ‘UL 규격’에 130도를 취득했다. 5년 전에 2100만 원을 들여 취득했을 때 남들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작년부터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현재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가서 공장 짓는다. 현대차 기아차, LG 에너지 솔루션, SK 등 배터리 기업 등 12개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의 전기 부품들이 한국의 LS 일렉트릭 등에서 만드는 것보다 3배나 비싸다. 한국 제품으로는 LS 일렉트릭이 작년에 처음으로 들어갔다.LS 일렉트릭, HD 현대일렉트릭에 월드비엠씨 제품이 쓰인다. 이 공장은 현장도 스마트 팩토리로 자동화돼있다. 거기에서 제품 만들면 자체적으로 안에서 전부 시험 다 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 UL 규격을 여기서 그 시험하면 그 규격을 그대로 시험치를 UL이 인정을 한다. 이제 UL 규격을 받은 그런 절연 제품을 써야 된다. 130도 RTI 값은 월드BMC 밖에 없기 때문에 그 판넬을 100% 납품하고 있다.◇“해외시장 개척, 바이어와의 신뢰가 중요”월드BMC가 계속해서 해외시장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제품 경쟁력과 해외 바이어와의 신뢰 구축 덕분이다. 처음엔 관련 기관의 도움으로 두바이 수출을 이뤄냈지만, 이후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계가 흐지부지됐다. 이를 계기로 조 대표는 바이어 상담과 해외박람회 참가, 바이어 초청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 나갔다. 그는 잠재 고객에 대한 정보를 얻은 다음, 자사 제품의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되면 바이어와의 상담을 시작했다.바이어와 미팅을 통해 상담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해외박람회에 참가하고, 바이어를 초청해 다시 본격적인 상담을 했다. 이후 한국으로 바이어를 초청해 자사 공장을 둘러보며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직접 보여주면서 90%에 가까운 계약 체결률을 보였다.그의 노력은 북미 시장을 개척하는데 한몫을 했다. 2013년 10월 KOTRA가 주관한 중국 광저우 수출입상품교역회에서 미국 최대 건축자재 유통업체 홈디포와 거래하는 벤더(Vendor)를 만나게 됐다. 홈디포는 2000여개의 매장을 가질 정도로 큰 업체다. 그는 바이어와의 상담을 진행한 뒤 국내 공장에 초청하고, 까다로운 실사를 거친 뒤 계약까지 성사시켰다.조 대표는 “북미는 북미대로 아시아는 아시아대로 나라별 바이어가 원하는 칼라, 질감, 스타일을 각기 다르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을 납품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무역협회 해외박람회에 적극참여 ‘성과’월드BMC는 무역협회가 건축자재 관련 해외박람회, 수출상담회 참가업체를 모집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무역협회가 주관하면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구매력을 가진 바이어, 소위 진성 바이어를 많이 만날 수 있어 매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실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보를 활용해 CIS 국가 중 하나인 카자흐스탄 수출에도 성공했다.조 대표는 “월드BMC 제품이 가격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해외시장 정보가 없었다면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라며 “무역협회, 충북도 지원 등과 같은 관련 기관에서의 바이어 초청 프로그램이 수출 확대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박세범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장은 “월드비엠씨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모방할 수 없는 품질로 확보된 경쟁력이 바로 수출 증대로 이어졌다. 내년 1000만불 수출탑 수상은 물론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