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소방본부 “국내산 없고 외국산 결함 투성이…구입 포기”“독일산 디젤 4륜구동 양방향 운행 가능…구입 차량가 20억”
  • ▲ 디젤 사륜구동 양방향 특수 소방차 MAN(독일제품).ⓒ충남소방본부
    ▲ 디젤 사륜구동 양방향 특수 소방차 MAN(독일제품).ⓒ충남소방본부
    충남도가 국내 최장 해저터널인 보령해저터널(6.927㎞, 폭 12m, 보령시 신흑동~원산도) 사고 시 긴급 구조를 위해 도입하기로 했던 양방향 특수차량(양방향 특수 소방차)이 2년 넘도록 도입, 배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12월 1일 보령해저터널 준공 당시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해저터널에서 대형 교통사고와 위험물 화재 등의 발생 시 다수의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인명 구조 등을 위해 양방향 특수차량을 2021년에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내 최장 보령 해저터널은 대형 교통‧화재‧화학사고 발생 시 터널 이용자의 대피와 구조대원의 접근이 어려워 피해가 확산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터널 내 소방활동에 적응성(자위분무, 양압시설, 양방향)이 있는 특수차량 배치로 소방대응력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터널화재 사례를 보면 양방향 특수 소방차 도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다.

    ◇국내외 터널 사고 ‘아찔’…사고 발생시 ‘대형’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2015년 10월 26일 상주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망 1명, 부상 19명, 10대의 차량이 피해를 보았다. 상주터널 화재는 시너를 적재한 3.5t 화물차가 2차로 주행 중 전방주시 태만으로 서행하는 앞선 차량과 추돌을 피하고자 급제동하면서 중심을 잃고 전도, 시너가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서울 홍지문터널 화재는 2003년 6월 6일 25인승 미니버스가 앞서가던 차를 추돌하면서 화재가 발생해 중상 3명, 경상 40명, 미니버스 1대가 전소됐다. 사고 발생 2분 후 터널 내 전기공급이 끊겨 터널은 암흑천지로 변하고 환기시설도 19분 만에 작동됐다. 홍지문터널 화재 당시의 상황이 터널 화재의 위험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국외 터널 사고는 더욱 참혹했다. 1999년 3월 24일 알프스 몽블랑터널에서 발생한 사고는 냉동 트럭이 터널 중간지점에서 냉동장치가 과열되면서 전기합선으로 차량 화재가 발생, 41명이 사망하고 차량 34대가 전소되는 등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2001년 10월 24일에는 스위스 생 고타르 터널에서 반대 방향에서 오던 화물트럭 2대가 정면으로 충돌, 연료 유출로 점화, 트럭 중 1대가 타이어 적재 차량으로 급속한 연소 확대와 유독가스가 다량 발생해 11명이 사망하고 80여 명이 실종됐었다. 화재 당시 화재의 열기와 충격으로 터널 상부가 붕괴해 2개월간 터널을 봉쇄하기도 했다.

    이렇듯 터널 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점에서 사전에 대비하는 것만이 최선의 안전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 ▲ 2021년 1일 개통된 충남 보령해저터널.ⓒ충남도
    ▲ 2021년 1일 개통된 충남 보령해저터널.ⓒ충남도
    ◇충남소방본부, 양방향 특수 소방차…20억대 디젤 ‘사륜구동’

    5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국내 최장 ‘보령 해저터널’ 내에서의 화재 등 대형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양방향 주행 특수 소방차 보강 사업비 확보에 임 착수한 상태다.

    현재 충남소방본부가 도입을 원하는 양방향 특수 소방차는 디젤 사륜구동, 양방향 운행이 가능한 ‘독일(MAN, 만트럭버스코리아㈜)’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가격이 20억 원에 이른다. 이 차는 승차정원 7명, 물탱크 3000L(폼 200L), 양압장치, 적외선‧열화상 카메라, 유압 장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터널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양방향 특수 소방차 도입이 시급하지만, 양방향 특수 소방차는 국내 제품이 없고 외국산으로 도입하더라도 결함이 많아 사용이 어렵다. 올해 울산시가 구매를 추진 중인 내연기관형 양방향 특수 소방차를 벤치마킹한 뒤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예산 확보하더라도 주문 제작에만 15개월…2025년 이후 도입 ‘가능’

    양방향 특수 소방차는 충남소방본부가 내년도에 예산을 확보했더라도 외국산인 데다 주문제작 기간이 15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2025년 이후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소방본부는 ‘양방향 특수 소방차 배치가 늦어지면서 보령 신흑119안전센터의 기능‧장비 보강과 태안 고남지역대펌프구조대로 전환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7월 보령시 원산도에 119 특수대응단 소속 ‘해저터널구조대’를 신설을 추진하는 등 터널화재를 대비해 안전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편 보령해저터털은 2021년 11월 개통 이후 다행히 화재 등 큰 사고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