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지사, ‘오송 참사’ 전날 비상 3단계 서울서 만찬

김영환 충북지사가 14명의 희생자를 낸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하기 하루 전 비상 3단계가 발령 중인데도 서울에서 만찬을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1일 충북도의회 박진희(더불어민주당, 비례)의원이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히며, 비상 3단계 이후 첫 도지사 주재 긴급회의도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지사는 오송 참사 전날인 14일 오후 3시 30분 당일 공식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향했는데, 이 시간은 30분 후면 시작되는 긴급회의를 주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것.

행정부지사에게 회의 주재를 미루고 서울로 출발한 김 지사는 이 회의에서 4시 30분 비상 3단계를 발령했는데도 차를 돌리지 않고 서울로 향했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김 지사가 서울을 간 것은 충북도 현안과 관련, 전문가와 저녁 만찬을 겸한 자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는 당시에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 보다 더 중요한 도정 현안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김 지사가 만난 전문가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관련 자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박 의원은 김 지사의 첫 주재 재해대책본부 긴급점검회의 시간도 수정됐을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당일 밤 10시 51분 도청 정문을 통과한 후 4분 후 재난상황 점검회의를 시작해 10분 후인 11시 5분에 도청 정문을 나갔다”며 “차에서 내려 재난상황실까지 걷는 시간까지 포함해 14분 동안 도내 전체 비상 상황를 파악하고 대책을 지시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되물었다.

“이날 대변인실이 공개한 김 지사 사진의 제목이 ‘호우대비 상황점검 및 근무자 격려’인 것으로 보아 아이스크림을 돌린 위문 방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충북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들도 기자회견을 갖고 오송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충북도의회 차원의 특별위원회 구성과 행정사무감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