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의료재단, 278면 年 1억 2천만원에 임대…시민들 “주차난에 무료 이용 못해” “‘하나은행, 대전시 1금고’ 수조원 운용…시민무료 주차공간 뺏았은 건 ‘소탐대실’”
  • ▲ 대전 월드컵경기장 내 영훈의료재단 유성선병원 임대 주차장.ⓒ뉴데일리 D/B
    ▲ 대전 월드컵경기장 내 영훈의료재단 유성선병원 임대 주차장.ⓒ뉴데일리 D/B
    (재)하나금융축구단이 무료 주차공간인 대전월드컵경기장 공영주차장 일부를 민간병원에 임대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 산하 대전시설관리공단이 2017년 영훈의료재단 유성선병원에 대전월드컵경기장 P 1주 차장(5786.4㎡, 278면)을 재산 유상사용 허가를 내준 것이 발단됐다. 관리권을 위탁받은 하나금융축구단도 영훈의료재단에 1억2000만 원의 대부료를 받고 전체 1780면 중 278면의 주차면을 내줬다.

    문제는 월드컵경기장은 평소는 물론 주말에도 시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이용을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영훈의료재단이 임대한 주차장은 월드컵경기장 뒤쪽에 있는데 주차하기에 상당히 좋은 위치다.

    이에 시민들이 유성선병원이 이용하고 있는 278면을 무료로 사용하지 못하면서 그만큼 주차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김모 씨(55)는 “하나금융 축구단이 수익 창출을 위해 영훈의료재단에 임대를 한 것은 시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공간이 그만큼 없어진 것”이라면서 “가뜩이나 주차공간이 부족한 데 영훈의료재단에 임대하는 바람에 입구부터 진‧출입로 주변에 주차할 수 없을 정도로 빈틈이 없다. 즉각 임대 주차장을 환원하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시민은 “하나금융이 대전시 금고로 선정되는 등 대전에서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데도 시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을 빼앗은 것은 하나금융그룹이 소탐대실한 측면이 있다. 하나금융축구단의 운영은 적자를 볼 각오가 없었다면 어떻게 대전시로부터 인수했겠느냐. 결론적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축구단 운영은 대전시 금고를 장기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의 일환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 ▲ 대전월드컵 경기장은 평일인 데도 주차난이 심각하다. 월드컵경기장 주차장 진출입로 주변에 주차공간이 없을 정도다. ⓒ뉴데일리 D/B
    ▲ 대전월드컵 경기장은 평일인 데도 주차난이 심각하다. 월드컵경기장 주차장 진출입로 주변에 주차공간이 없을 정도다. ⓒ뉴데일리 D/B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축구단 관계자는 “몸이 불편해 병원을 이용하는 사람도 대전시민”이라며 “법적인 문제가 있거나 법을 어긴 것이라며 개선해야겠지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축구단 운영에 연간 수십억 원이 적자 난다. 영훈의료재단에서 받은 돈은 결국 시설에 재투자한다. 전국의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을 무료로 하는 데가 있느냐. 유료화가 맞지만, 시민정서상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하나금융축구단은 올해부터 25년간 월드컵경기장은 대전월드컵 주 경기장‧보조경기장, 매점, 식당, 주차장, 그리고 덕암축구센터 시설 등을 대전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하나은행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이후 충청은행과 합병한 후 대전시 금고를 맡아오고 있다. 1금고인 하나은행은 2022년 대전시 본예산 7조2174억 원 중 87%(2금고 농협 13%)를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