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1245만원’ 제천 역대 ‘최고가’…市 “심사대상 아니다”고분양가 ‘패싱논란’ “인접 도시 충주·청주·천안보다 월등히 높아”…‘e편한세상’ 분양가 1075만원
  • 충청권 A건설사의 아파트 건설 현장.ⓒ뉴데일리 D/B
    ▲ 충청권 A건설사의 아파트 건설 현장.ⓒ뉴데일리 D/B
    충북 제천시 장락동에 아파트를 짓는 에쓰와이앤씨㈜의 세영리첼에듀퍼스트가 3.3㎡당 1200만 원대의 고분양가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천시가 고분양가의 파장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대로 인가를 내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세영리첼의 ‘배짱 고분양가’에 제천시가 분양가 심의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업체 요구대로 ‘패싱’되면서 아파트를 분양받는 시민 등이 그만큼 부담을 지우는 상황이 됐다.

    지역부동산 업계와 분양 업계는 에쓰와이앤씨㈜가 최근 세영리첼에듀퍼스트(564세대)의 고분양가 책정에 따른 분양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 접수 마감 결과 54%로 반토막이 나자 상당히 놀란 모습이다. 

    세영리첼 측은 다음달 7일 본 계약을 앞두고 이를 만회한다는 전략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27일 제천시에 따르면 세영리첼의 분양가는 3.3㎡ 1245만 원으로, 제천에서는 역대 최고가다. 이는 충청권에서도 상당히 높은 분양가다. 

    반면 최근 모델하우스 문을 연 DL건설이 시공하는 ‘e편한세상 제천 더프라인’ 분양가는 세영리첼보다 170만 원이 적은 1075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지난 1월에 분양한 신월동 ‘자이 더 스카이’는 3.3㎡당 1035만 원(분양가 심의대상)으로, 세영리첼의 분양가보다 21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지난 5월 제천 인근 충주에서 아파트 분양을 마친 ‘서충주 푸르지오 더 퍼스트’가 3.3㎡에 1043만 원에 분양됐고, 지난해 6월 분양한 ‘한화포레나 서충주’는 950만 원대, 같은 시기에 분양을 마친 ‘충주 모아미래도’도 3.3㎡당 989만 원으로, 1000만 원 아래였다.

    청주에서는 △지난 1월에 분양을 마친 ‘한화 포레나 청주 매봉’은 3.3㎡당 1076만 원 △2월에 분양한 ‘청주 구룡공원 더 샵 그리니티’는 3.3㎡당 1040만 원대 △앞서 지난해 9월에 분양을 마친 ‘복대 더샵청주 센트럴’도 3.3㎡당 1017만 원대로 분양가가 제천보다 오히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수도권으로 분류되는 충남 천안지역의 분양가도 제천보다 저렴하다.

    지난 1월 분양을 마감한 ‘호반써밋 포레센트 천안 삼룡1지구’가 3.3㎡당 1094만 원이었다. 반면 ‘천안 노태산 한화건설 포레나’ 1, 2단지는 각각 3.3㎡당 1360만 원, 1348만 원으로 비교적 높은 분양가에 거래됐다. 

    천안 ‘노태산 한화건설 포레나’가 제천지역보다 분양가가 높더라도 땅값이 천안과 제천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천안의 분양가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천시 관계자는 세영리첼의 고분양가 논란과 관련해 “민간택지분양은 심사대상이 아니어서 시에서 관여하지 않는다. 제천에 분양하는 아파트 시행사가 분양가격을 높게 잡은 것은 미분양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파트 부동산업계는 “분양가 심사대상이 아닌 민간택지에 건립되는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행정기관이 얼마든지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심의 권한이 없다고 민간택지 분양가를 시행사 요구대로 그대로 인·허가를 내 준 것은 직무 태만을 넘어 ‘고분양가 패싱’을 자초한 셈”이라며 제천시의 주택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행정기관이 인근 지역보다 고분양가로 논란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인데도 시행사가 정한 분양가를 그대로 통과(‘패싱’)시킨 것은 고분양가를 부추겼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적어도 제천지역의 현재 아파트 분양가 수준을 상기시키고 조정을 권고해 분양가를 최대한 낮춰줬어야 했다. 행정기관이 분양받는 시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업체 편을 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제천지역 부동업계 A 씨는 “세영리첼의 고분양가 책정이 빼짱인지는 모르겠지만, 평당 분양가를 너무 높게 잡으면서 분양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됐었다. 게다가 세영리첼과 e편한세상 등이 잇따라 분양에 들어간 것도 분양률을 떨어 뜨리는데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