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노영민·양승조에 맞설 국힘 후보 경력·경험 등 스펙 ‘뒤쳐져’
  • ▲ 노영민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양승조 충남도지사(우).ⓒ뉴데일리 D/B
    ▲ 노영민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양승조 충남도지사(우).ⓒ뉴데일리 D/B
    오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의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여야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선거전에 등판, 공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속속 대진표가 짜이고 있어서다.

    충북에서는 지난 28일 노영민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노 전 비서실장은 “유능한 도지사가 유능한 도정을 이끌 수 있다”며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국정 최고 책임자 옆에서 국가 행정 운영시스템 전반과 정책 실행의 프로세스를 살폈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그는 3선 국회의원과 문재인 정권에서의 국정 경험, 주중 대사 등을 맡아 일한 경험이 최대 강점이자 자산이다. 현재로서는 인물론에서 국민의힘이 밀린다는 이야기다.

    이번 선거에서 노 전 비서실장에 맞설 국민의힘 후보는 경력과 국정운영 경험 등 스펙에서는 약체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으로선 인물난으로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에서는 대항마로 중량감이 있는 이종배 국회의원(충북 충주·국회 예결위원장), 괴산이 고향인 김영환 전 국회의원, 이혜훈 전 국회의원 등의 투입이 당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현역에다 충주가 고향인 이시종 충북지사에 이어 “또 충주 사람이냐”는 도민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김영환‧이혜훈 전 의원 역시 그동안 충북과 거리감이 있었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달가워하지 않은 분위기다.

    현재 노 전 비서실장 출마 선언에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박경국 전 행안부 제1차관과 오제세 전 국회의원이 선관위에 예비후보등록을 마쳤으나 사실상 노영민 전 실장을 상대하기에는 경력이나 정치력인 측면에서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 노 전 비서실장과 상대할 경력과 경험이 풍부한 대항마를 내세워야 승리할 수 있으리라는 것은 불문가지다.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0.72%포인트 차 ‘신승(辛勝)’한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선거라고 봐야 한다. 지방선거는 정당의 영향도 크지만, 무엇보다도 지역 인물 대결의 장이다.

    국민의힘에서는 12년간 빼앗긴 충북도지사직을 탈환할 절호의 기회이기는 하나 노 전 비서실장에 맞설 상대가 약체라는 점에서 현재로서는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다. 

    충남도지사 선거도 맥이 빠지기는 마찬가지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등판은 오는 4월 말이나 늦으면 5월 초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양 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까지 참여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역시 국민의힘은 양 지사에 맞설 대항마로 극심한 인물난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28일 박찬우 전 국회의원이 충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으나 박 전 의원 역시 4선 국회의원에 현직 도지사에 맞설 상대로는 버거워 보인다. 김명수 의원(국민의힘 충남도당위원장)이 나설 때 자칫 한석을 잃을 수도 있다. 복기왕 전 아산시장이 김 의원의 도지사 출마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게다가 윤 당선인이 충남에서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를 이기지 못한 곳이 아산이다. 즉, 더 중량급 인사가 나서지 않는다면 충남도지사 선거는 해봐야 결과는 뻔하다. 

    4년 임기 내내 도정을 운영해온 양 지사를 꺾기 위해서는 그만큼 경력과 경험이 많은 인물을 발탁하지 않고서는 충남도지사 선거 역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고민일게다.

    그래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후임에 도전이 예상되는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의 차출설이 벌써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현역 국회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점에서 승리를 확신하지 못한다면 출마하기가 쉽지 않다. 

    충북도지사와 충남도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경력과 경험적인 측면에서 역량이 달린다는 점에서 당장 고민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를 했더라도 지방선거는 또 다른 차원의 선거다. 물론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뒤 3주 뒤 지방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컨벤션 효과는 분명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컨벤션 효과는 자칫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악재들이 널렸다.

    윤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고 국방부를 집무실로 쓰겠다고 하면서 안보 불안까지 제기되며 국민의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대선 당시 ‘광화문 시대’ 공약은 경호 등의 문제로 일단 물거품이 된 후 그 대안으로 국방부를 선택했지만, 많은 국민은 뭐가 그리 급하냐. 청와대를 옮기면 윤 당선인 후임도 써야 하는 데 그렇게 서두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생각이다.

    거기에 더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의 장애인 시위와 관련한 돌출 발언도 불과 두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대표는 대선 기간에도 젠더 문제, 윤 후보와의 갈등, 그리고 당 내분 등으로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겼다. 그런 가운데 ‘장애인 이동권 시위’ 비판 발언으로 또다시 곤경에 처해졌다.

    앞으로도 이 대표가 또 어떤 발언으로 화를 자처해 ‘위기 상황’을 초래할지 당 안팎에서는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이런 것들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호재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결코 국민의힘에 지방선거가 유리하게 뜻한 대로 이뤄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충북지사, 충남지사 후보의 대항마로 어떤 인물을 발탁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이유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에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죽을 각오로 덤벼들 민주당과의 ‘일전(一戰)’이 어떻게 펼쳐질지 무척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