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아줌마’ 설움 딛고 46세에 학업 시작10개월여 만에 초중고 검정고시 차례로 합격김천대서 경북대 한문학과 편입…대학원 입학20일 가족들 축복 속에 생애 첫 ‘졸업식’ 참석
  • ▲ 화제의 주인공 고정숙 씨.ⓒ고정숙 씨
    ▲ 화제의 주인공 고정숙 씨.ⓒ고정숙 씨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은 무학(無學)의 미용실 아줌마가 못 배운 설움을 딛고 46세부터 학업을 시작한 후 경북대학교 한문학과 대학원에서 논문이 통과되면서 석사학위까지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청주에서 인문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고정숙 씨(60)는 한때 고향인 김천시에서 미용실을 운영할 당시 10개월 25일 만에 초·중·고 검정고시를 차례로 합격하면서 김천시가 선정한 ‘최단기 검정고시 합격’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적이 있다. 

    이어 김천대 실버케어보건복지과에 입학해 공부를 계속 이어나갔고, 졸업 후 대구 경북대 한문학과로 편입해서 학점은행제를 통한 문학사 학위를 취득, 다시 2014년 54세의 나이로 경북대 대학원 한문학과 입학 필기시험을 통과해 당당히 입학했다.

    하지만 대학원 졸업은 만만치 않았다. 석사 논문을 쓰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논문 표절 시비가 잇따르고 사회문제가 되면서 석사 논문도 엄청나게 강화가 된 것이다. 

    2016년 대학원을 수료하고도 논문을 못 썼던 고 씨는 지난해부터 코로나 여파로 고정적으로 나가던 김천과 청주교도소를 비롯한 인문학 강의가 줄줄이 취소되며 동기부여 강사로서의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이참에 논문을 써서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논문을 제출했으나 논문 심사위원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는 쓰라림을 겪기도 했다. 보완에 보완을 거듭해서 ‘진계 박재형의 해동속소학과 해동속고경중마방 연구’ 논문이 통과돼 드디어 오는 20일 생애 첫 정규학교 졸업식이 예정돼 있다.

    그는 완성된 논문을 도서관에 제출하라는 지도 교수의 연락을 받고는 꿈만 같았다.

    “환갑을 맞이한 저한테 그동안 많은 고생을 시킨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선물을 주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여서 너무나도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