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태풍·천둥·벼락 몇 개 맞아야 붉어져”일교차 크고 일조량 많아 당도 높은 생대추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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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안에 벼락 몇 개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는 시인 장석주씨가 쓴 ‘대추 한 알’이라는 시(詩)다.대추가 붉게 익기까지 겪는 태풍, 천둥 등 고난을 겪은 뒤에서야 대추 한 알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사람도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성장할 수 없음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다.‘홍길동전’을 쓴 조선 중기 허균은 음식품평서인 ‘도문대작(屠門大嚼)’에 “대추는 보은에서 생산된 것이 제일 좋고 크며 뾰족하고 색깔은 붉고 맛은 달다”고 기록했다.‘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도 ‘보은대추’는 임금님께 진상된 명품이라고 기록해 보은대추를 으뜸으로 꼽았다.대추는 약방의 감초처럼 한약재료 등 쓰이지 않는 곳이 없고 대추만 달여 먹어도 맛이 좋은 데, 감기까지 떨쳐내니 대추만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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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은 속리산의 남서쪽 사면의 분지 형태 지형으로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은 데다 토질은 황토 기운에 물 빠짐이 적당할 정도로 거칠어 과수농사를 짓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이런 토질에 퇴비 등을 사용해 대추의 당도가 높다.보은 대추(복조품종)는 다른 지역에 비해 비가림하우스가 많아 과실이 크고 가피가 얇다. 2000년 후반부터 비가림하우스를 통한 보은 생대추 생산은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750㏊(충북 전체 950㏊)의 면적에서 생산되는 보은대추는 손으로 하나하나 익은 것을 수확한다. 보은 생대추는 사실상 과일 반열에 들었다. 반면 경북 경산지역은 건대추의 주산지다.대표적인 보은 대추 복조품종 등은 당도가 30브릭스 이상 나온다. 당도가 높은 것은 축산 농가가 많아 축산퇴비를 손쉽게 구해 퇴비로 사용할 수 있는 데다, 특히 밤낮의 일교차 크고 일조량이 많기 때문이다. 보은은 생대추를 주로 생산하고 판매하지만 ‘열과’ 등은 건대추로 판매된다.1만평 규모의 대추농사를 짓는 신동우 씨(보은군 보은읍)는 “연간 30톤의 대추를 생산해 온‧오프라인 직거래를 통해 2억~2억5000만 원의 소득을 올린다. 보은 대추는 기후가 좋고 농가들의 여러가지 기술이 꽤 발달했다. 특히 과일 당도는 날씨가 저녁에 춥고 낮에는 따뜻한 일교차가 커야 하는데 보은 대추는 당도를 높일 수 있는 기후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며 보은대추의 우수성을 자랑했다. 신 씨는 16년 차의 대추생산 전문 농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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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에서 대추 생산은 1466농가에서 연간 생대추 1658톤(2020년)을 생산해 인터넷 판매와 가두판매(185개 부스)를 통해 높은 소득을 구가하고 있다.보은군은 매년 보청천 하상, 뱃들공원에서 10월에 보은대추축제를 성대하게 치른다. 2020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축제로 대신하는 아쉬움을 남겼다.2021년 가을에는 보은에서 대추축제가 성대하게 열리기를 대추열매 익는 것 만큼이나 기다려진다. ‘대추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는 말이 무색해지게 말이다.보은군은 2020년 온라인 대추축제를 통해 ‘콜센터’, ‘온라인 장터’ 11억6900만원, 가두판매 14억1400만원 등 온라인 축제기간에 43억9000만 원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2019년 보은대축 축제장 판매금액은 59억200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