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희색만면 “야당은 씨가 말라”… 야당 역할론 걱정도 시장‧5개구청장‧지역구 시의원 모두 ‘민주’… 야당은 비례대표 시의원 ‘1명뿐’ 1석도 못 얻은 통합당 ‘멘붕’… 대전은 지금 ‘더불어민주당’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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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개표결과 대전시에 지역구를 둔 미래통합당 의원 3명이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졌다.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개표 전까지만 해도 적어도 현역의원(동구 이장우, 중구 이은권, 대덕 정용기)들 만큼은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하지만 개표결과는 완전히 뒤집어졌다. 대전 7개 선거구 전석이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차지한 것이다.통합당 대전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재선의 이장우 의원(55)은 36세의 젊은 민주당 장철민 후보에게 4151표차로 무참히 짓밟혔다.다른 선거구는 몰라도 이 위원장은 무난히 3선 고지에 오를 것으로, 그의 낙선은 전혀 예상치 못했었다.시민들도 상당히 놀라는 모습이었다. 대전 7개 선거구 전석 모두를 민주당이 싹쓸이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민주당은 희색이 만면하며 표정을 관리해야하는 상황이지만, 시민들은 오히려 야당의 ‘역할론’이 사라진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21대 총선 개표결과 대전지역구 7석 중 민주당 후보 7명이 모두 석권했다.대전 서구 갑 박병석 의원이 6선 고지에 무난히 입성했으며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구을 박범계 의원이 3선 도전에 성공했다. 또 유성구을 이상민 의원도 5선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전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황운하 전 대전경찰청장의 당선도 화제다. 그는 전국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도 재선의 통합당 이은권 의원을 꺾고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유성갑 조승래 의원이 재선 고지를 달성한 것은 물론 대덕구에 출마한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이 대덕구청장 3선에다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정용기 의원을 3035표차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정 의원은 구청장 재직당시 쌓아놓은 인맥조차 무너졌는데도 현역의원이라는 프리미엄에 너무 의존했고 안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대전시 한 공무원은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싹쓸이한 것은 대전시의 예산확보 및 대전시 발전에 긍정적인 요인이 상당히 있고 여당 시장이라는 점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면서 “그러나 야당이 전멸하면서 ‘야당 역할론’이 사라져 아쉽다. 대전시장의 입장도 그리 좋은 것만 아니다. 7명의 자당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주고 나눠줘야 할 곳이 더 많아져 힘들게 됐다”고 선거결과를 분석했다.이어 “혁신도시 유치와 관련해 여당의 힘도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야당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여야의 균형적인 의석이 필요하다. 이번 총선에서 대전 7개 선거구 모두 여당이 가져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민주당 관계자들도 크게 놀랍다는 반응이다.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코로나19를 잘 막아내 여당이 유리하다고는 판단했지만, 이렇게까지 7개 선거구 전석을 모두 가져오는 대승을 거둘 줄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내놨다.통합당 대전시당과 각 선거구 사무실, 후보자들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에 빠졌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분간 대전지역의 야당의 역할과 기능은 회복 불능상태에 빠져들게 됐다.특히 야당이 전례가 없는 7개 선거구 전석을 여당에 내줌으로써 보수의 가치를 실현할 싹마저 모두 잘려나갔다는 평가와 함께 이번 총선에서 대전 7개 전석을 여당이 싹쓸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정말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됐다.대전은 허태정 대전시장을 비롯해 대전시 지역구 의원 모두가 민주당 소속이다. 야당은 통합당 비례대표 한 명으로, 있으나마나한 존재로 전락했다. 여기에 5개 구청장 모두 민주당이다. 대전은 지금 더불어민주당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