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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친필로 쓴 세종시청 표지석이 붉은 페인트로 뒤범벅이 된 가운데 이춘희 세종시장이 “표지석 철거를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2일 있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전날 있은 사건으로 시청 표지석이 화학약품으로 상당히 훼손이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민의 의견을 들어 철거를 검토해보겠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시장이 이같은 방침을 밝힘에 따라 표지석의 철거는 불가피하게 됐다.
세종경찰서는 지난 1일 표지석에 페인트를 뿌린 김 모 씨(25)를 현장에서 붙잡아 조사를 하고 있다.
이 표지석은 세종청사 개청 기념으로 2015년 7월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종특별자치시’ 휘호를 직접 써 내려 보내 2016년 2월 설치됐다.
육군 만기로 제대한 20대 청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씨는 이날 세종시청사 앞에 세워져있는 표지석에 붉은 페인트를 뿌린 뒤 표지석의 철거를 요구하는 A4용지 1장짜리 분량의 ‘세종시민께 올리는 글’을 주변에 배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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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빠른 시일 내에 이 표지석을 철거를 해 줄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는 곧바로 붉은색 페인트를 뒤집어 쓴 표지석을 천막으로 가려 놓았다.
세종경찰서는 표지석 주변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현재 김 씨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가 끝나는대로 재물손괴나 공용물 손상혐의를 적용, 법적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세종시참여연대 ‘박근혜 정권 퇴진 세종비상국민행동본부’ 등이 세종시청 앞에 세워져 있는 표지석 철거를 주장해왔으며 세종시가 “지난해 초 시민 여론수렴 결과 찬반양론이 팽팽했다”며 “현재 있는 그대로 역사를 보여준다는 측면도 있다”고 존치를 결정한 바 있다.
한편 송아영 세종시당 위원장 직무대행은 ”재물손괴와 함께 역사를 폄훼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엄중한 채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표지석을 왜곡·폄훼하는 단체가 2016년 11월 철거운동을 주도했던 만큼 경찰은 배후 조사를 철저히 해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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