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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유령법인을 설립 대포통장을 개설한 뒤 3년 넘게 불법유통 시킨 일당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광역수사대는 12일 유령법인을 설립, 법인명의로 대포통장을 개설한 뒤 대포통장 유통조직(일명 ‘장공장’)과 이들로부터 인수한 대포통장을 이용해 불법도박사이트 등을 운영한 범죄조직원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대포통장 모집총책 A씨(53) 등 54명을 검거하고 이중 8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서위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연결계좌들이 각종 인터넷 도박 사이트 등에 사용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해 대포통장 유통, 사설 경마사이트, 사설 선물옵션사이트, 스포츠토토, 공사문서 위조사건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과거 대포폰 유통으로 처벌을 받은 A씨는 교도소에서 나온 뒤 법인설립책, 계좌개설책, 통장유통책 등 공범들을 모집한 뒤 2015년부터 지난 10월까지 유령법인 122개를 이용해 모두 387개의 대포통장을 도박 사이트 등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스포츠토토 등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통장을 대여해주는 대가로 대포계좌 1개당 매달 150만 원가량의 사용료를 받아오는 등 30억 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들은 지난해 대포통장을 유통하던 중 서울마포경찰서에 단속돼 공범 피의자 5명이 구속된 이후에도 별도 공범을 끌어들여 법인 위임장을 위조하는 수법으로 통장과 OTP카드를 재발급 받거나 비밀번호를 변경, 계속해서 유통하는 치밀함도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대포통장 유통조직원 9명(구속 5명)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유통했던 387개의 대포통장과 OTP카드, 대포통장 총책이 소지한 현금 1300만 원 등을 검거현장에서 압수했고, 대포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거래정지 조치시켰다.
또 도박 사이트 등에 이용된 대포통장 387개 계좌에 남아있는 잔액(7억 원 상당)은 기소 전 몰수보전신청 등 필요한 조치를 하는 한편 범죄수익금 환수를 위해 대포통장 유통총책 A씨의 자택(8억 원 상당)에 대해서는 몰수·부대보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결정을 받아냈다.
대포통장 유통 총책 A씨 일당이 유통한 대포통장 387개의 거래내역이 1조 6000억 원에 이르는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A씨 일당으로부터 대포통장을 대여 받아 사설경마사이트,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등 별건 범죄에 이용한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등지에 사무실을 개설한 뒤 사설 경마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B씨(36) 일당을 특정, 이들 중 중국에서 귀국하던 도박 사이트 홍보담당자 C씨(33)와 국내 콜센터 운영자 D씨(42)를 구속하고 콜센터직원 등 9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또 경기도 안산에 사무실을 열어 지난해 7월부터 9개월간 200억 원대 규모로 사설 선물옵션거래 사이트를 운영했던 일당 3명을 검거하고 현금 3500만원 압수했으며 인터넷 광고를 통해 각종 문서를 위조해온 피의자 및 이들에게 문서 위조를 의뢰한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태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사무실을 개설한 뒤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일당을 특정해 국내총판 E씨(31)를 구속하는 등 3명을 검거하는 등 수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경찰은 “최근 대포물건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으로 개인명의의 대포통장거래가 어려워지자 ‘바지사장’을 내세워 유령법인을 설립한 뒤 허위 법인명의 대포통장을 유통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렇게 유통된 대포통장이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어 대포통장 유통사범에 대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연수 광역수사대장은 “현재 2개 이상의 도박 사이트 총책 및 운영자 등 15명 이상을 특정하고 체포영장(13명) 발부 받아 추적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