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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도지사 3선 도전을 하지 않음은 물론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3선 도전을 하지 않는 것은 익히 예견됐던 사실이지만 재·보선 출마를 않는다는 것은 뜻밖이라,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이자 당권주자로서 안희정 지사의 향후 정치적 행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게 됐다.
안희정 지사는 18일 오전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남도지사) 3선에는 도전하지 않겠다"며 "현재로서는 보궐선거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2022년 대선을 노리는 안희정 지사가 대권가도를 위한 중앙정치권 진입을 위해서라도, 같은해 6월까지가 임기인 도지사 3선에는 도전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치권의 중론은 3선 도전을 하지 않기로 결단한 안희정 지사가 적절한 시점에 지사직을 내려놓고, 내년 6월 13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해 원내(院內)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해왔던 관계로, 이날의 재·보선 불출마 선언은 뜻밖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안희정 지사는 재·보선 불출마의 명분을 도지사 임기 마무리에서 찾았다.
6·13 재·보선에 출마하려면, 충남도 관내 지역구의 경우에는 120일 전에(공직선거법 제53조 5항), 관외 지역구에 출마하려면 30일 전에 지사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법 제53조 2항). 어떠한 경우에도 지사권한대행 체제로의 전환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대행 체제를 취하지 않고 6월 13일 선출될 차기 지사 당선인에게 약 2~3주간 인계인수를 한 뒤, 6월 30일에 명예로운 퇴임식을 갖겠다는 것이다.
안희정 지사는 "내년 6월 30일까지 도지사 공식 임기를 잘 마칠 것"이라며 "남은 임기를 잘 마무리하고 인수인계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희정 지사의 충남 천안갑, 서울 노원병, 서울 송파을 출마설 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하지만 안희정 지사가 "현재로서는 보궐선거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현재로서는'이라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번복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재·보선이 다가올수록 당내에서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당내 여론에 따라 후보로 추대되듯 나아간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월 30일 명예로운 퇴임식을 가진 뒤 '충청대망론'을 자산삼아 8월을 전후해 열릴 민주당 차기 전당대회에 바로 직행한다는 선택지도 유력하다. 이 경우에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같은 원외(院外) 당대표가 되는 셈이다.
총선 전에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대표가 돼서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고 전국단위 선거를 지원유세한 뒤, 그 결과 탄탄해진 당 장악력을 발판삼아 대선후보 경선을 거쳐 대권으로 직행한다는 것은 대선주자로서 '검증된 코스'다.
내년 8월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의 임기는 2년이다. 특별한 정치적 격변이 없는 이상, 2022년 4월에 치르는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안희정 지사는 이날 "나는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던 정치인이고, 도민의 희망과 바람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의 거취에 대한 공식 입장은 송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겠다"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