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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체육회 사무국장 갑질 횡포와 관련해 5일 이필용 군수의 사과 발언을 접하면서 ‘인사가 만사다’ ‘사후약방문’ 등의 문구가 새삼 떠오르지만 왠지 속이 후련치 않다.
늘상 일이 터지면 그때서야 비로서 “평소 제대로 챙기지 못한 점을 수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실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여 사후 조치하겠다고 궁색한 변명 만 늘어놓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의 따끔한 질책과 비판은 물론 사건의 발단이나 원인 등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대한 확실한 대안제시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여론 만을 잠재우기 위해 발빠르게 ‘인사조치’ 운운하는 것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 것은 왜 일까.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음성군의 생활체육지도자들이 음성노동인권센터와 함께 지난 10월 30일 음성군체육회 사무국장의 갑질 횡포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수업거부에 나서면서부터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날 이들은 음성군체육회 갑질 횡포 실태 증언조사 보고서를 통해 한 생활체육지도자가 증언한 “체육행사 등을 진행하면서 간여 착오가 발생하면 참석자들이 보는 앞에서 사무국장으로부터 마구 폭언을 들어야 했다”면서 “행사를 진행 중에 휴대폰을 모두 반납하라고 지시받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체육행사 후 열린 환영만찬이나 감사 만찬장에서 지도자들이 밥도 먹지 못하고 굶기 일쑤였다”며 “여성 지도자들은 서빙을 해야했고 남성 지도자들은 주차안내를 맡아 해야 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사무국장이 차를 타고 나갈 일이 있으면 생활체육지도자를 골라 운전을 시켰다”고 지적하면서 “휴일근로와 연장근로, 연차유급휴가, 연가수당 등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음성군체육회 소속 지도자들은 증언했다.
음성군체육회 소속 지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음성노동인권센터는 음성군체육회 지도자들이 잦은 욕설과 폭언, 체벌을 일삼는 것은 물론 과도한 업무를 해온 것을 확인했다.
현재 음성군체육회 소속 지도자들은 수업 거부와 함께 음성군체육회 수장인 이필용 음성군수에게 당사자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군수가 회장으로 있는 음성군체육회는 군민과 도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공단체인 만큼 그 어떤 조직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돼야 마땅할 것이다.
인간을 짐승과 구분 짓는 것은 자기의 본능과 사회적 규범을 조화시킬 줄 아는 데 있다고 본다.
남을 향한 배려와 친절, 부드러움의 문화는 ‘매너’라는 코드를 통해 배양되고 확산됐다. 모두가 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면 이 세상은 엉망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정의란 무엇인가. 자신의 공적 권력을 남용하지 않고 함께 사는 사회에서 미덕을 키우고 공공선을 고민하는 것이 아닐까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새삼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