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서원대학교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서원대학교


    11월 29일 새벽에 북한이 ICBM 미사일을 또 쏘았다. 한·미·일 정보 당국이 발사 징후를 미리 탐지하고 대응하였지만 미사일을 대응 발사하는 것 말고 별다른 방책을 찾기가 어려워 보여서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도 매우 난감한 심정이다.

    대북 제재라는 게 서로 손발이 맞아서 북한의 아킬레스건을 정확히 찌르는 방책이 있어야 효과가 나겠지만, 적의 적이 아군이 되곤 하는 복잡다단한 국제정세에서 대북 제제도 별무 효과이다. 그 사이에 북한의 김정은은 자칭 핵무력 완성의 국가적 대업을 이루었다고 큰소리 치고 있다.

    미국 본토 어디든 공격할 수 있다는 북한의 주장 속에는 대한민국이 없다. 아예 투명국가가 되어버렸다. 북한정권 그들이 말하는 남조선은 곧 자신들의 손아귀에 들어올 한 줌도 안 되는 세력의 존재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 북한을 상대로 대화로 평화적으로 문제해결을 하자는 우리 정부가 너무 무기력해 보인다. 출전자격을 얻은 종목이 없는 북한에게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해달라고 매달리는 모양새도 국민들의 심사에 맞지 않다.

    역사를 반추해보면 나라 사이의 생존다툼에는 법보다 항상 주먹이 앞섰다. 그런 사실이 21세기 문명사회라고 달라질 게 없다. 군사적으로 대한민국은 비대칭전력에서 북한에 비해 명백히 열세이다. 자력으로 북한의 핵무장을 상대하기엔 현실적으로 너무 기울어져버린 게다. 군사적 균형이 비대칭전력으로 무너지는 임계시점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의식 있는 국민들은 나라의 미래에 대하여 큰 걱정을 하고 있다.

    살만큼 살아온 장년 이상 국민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힘 모아 일궈 놓은 번영이 북핵 때문에 송두리째 무너지고 나라가 피폐해질까 걱정을 한다. 안보가 흔들리고 경제가 무너지면 후진국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고 우리의 자식·손자 세대는 저임금 일자리라도 찾으려고 해외로 나가야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한다. 영화 ‘국제시장’의 재판(再版)이 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다.

    핵무력 완성의 대업을 이뤘다는 독재왕조국가 북한을 머리에 이고 있는 것도 버거운데, 외교의 ‘룰’을 무시하고 경제제재의 끈을 조였다 풀었다 하면서 힘으로 누르려는 마초 같은 중국이 우리 옆에서 겁박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나라 안의 정치판은 적폐청산몰이로 날이 지샌다. 지난 정권에서 만들어지고 시행되었던 정책들이 지금 정권에서는 적폐가 되고 권력 남용으로 몰리고 있다.

    적폐청산몰이 또한 한 세월 지나가면 더 큰 청산대상의 적폐가 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음에도 70%지지라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 도취되어 목하 집권세력들이 무리한 하이 킥을 하고 있다. 돌고 도는 게 세상사인데, 권력 또한 돌고 도는 것임을 알기나 하고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집권세력의 적폐청산몰이의 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러면서 집권당 대표는 20년 장기집권하기를 희망한단다. 그 희망이 정말 실현가능한 일인지 두고 볼 일이다.

    예나 지금이나 국민들의 관심과 걱정은 안보와 경제다. 옛날 제왕들은 치수(治水)와 성벽 쌓기를 매우 중시했었다. 경제와 안보 챙기기를 중시했던 거다. 마찬가지로 요즘도 국민들은 안보를 튼튼히 하고 경제를 잘 챙기는 정치를 원하고 있다. 나라가 굳건해야 국민생활이 편안하고, 경제가 튼실해야 국민이 행복해지는 건 상식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안보와 경제가 국민의 걱정을 덜 만큼 굳건하고 튼실한가?  지난 60년간 일궈 논 번영을 지속시키고 후손들이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할 정치력이 있는가?

    국민들은 기업보다 근로자의 권익만을 앞세우는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일거리가 줄어들고 그 땜에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걱정한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내세워 일거리 없이도 만들 수 있는 공무원 일자리 17만 명 증원에 목을 매는 실험적 정치를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눈앞의 사탕발림 정책에 지지 세력들은 환호할지 모르겠으나 이 나라 경제의 미래는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어느 야당 정치인의 말처럼 경제적 번영을 이루기는 어렵지만 망가뜨리는 것은 하루아침이라는 사실을 남미의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의 예에서 알 수 있다. 그런 나라는 자원 부국임에도 그러했다. 하물며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에 그런 일이 닥칠 때 벌어질 사태를 상상하는 게 두렵다.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는데 여론지지의 허상에 빠져 적폐청산몰이에 정치력을 쏟으면 핵무력 완성 대업을 완성하고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북한의 김정은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국민들은 문대통령과 집권세력에게 곧 그 답을 요구할 것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백일홍(花無十日紅)의 세상 이치를 안다면 이쯤에서 중단하고 국익우선 화합정치를 해야 한다. 꽃놀이도 자주가면 싫증나는데 하물며 사람 잡는 적폐청산몰이에 국민들이 얼마나 오래 동안 환호하겠는가?
    자유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위한 한 시민의 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