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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대청호의 애물단지 ‘녹조’를 이용한 문화상품이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충북 청주시가 충북콘텐츠코리아랩에서 ‘빛나는 충북의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고 대청호변에서 마불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국 씨가 제안한 ‘녹조 생활공예상품’을 1호 아이디어로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씨는 대청호변 끝자락 벌랏마을에서 닥나무를 재배하고 한지를 뜨며 이를 활용한 문화상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해 왔다. 이런 가운데 여름철 만 되면 대청호를 뒤덮는 녹조에 관심을 갖게 됐다.
녹조는 한지보다 점성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는데다 닥나무를 재배한 뒤 닥풀과 함께 찌고 뜨고 건조하는 등의 복잡한 과정이 들지 않는다. 여름철마다 대청호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공정도 단순하며 점성까지 강해 상품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 씨는 지난여름 내내 녹조가 이런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직접 상품개발에 나섰다. 접시틀을 만든 뒤 건져올린 녹조를 넣고 두들기며 옻칠을 했더니 훌륭한 상품이 탄생했다.
이에 따라 충북콘텐츠코리아랩에서는 녹조를 활용한 생활공예품과 문화상품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다양한 종류의 생활소품과 전시 연출용 상품을 개발하고 전문가의 자문 등을 통해 디자인의 차별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또한 비료나 겨울철 난로 연료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찾는 등 녹조를 활용한 상품개발에 본격화 하면 애물단지 녹조가 문화자원이 되고 일자리 창출 등에도 기여한다는 판단이다.
이종국 씨는 “녹조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선입견이 녹조문제 해결을 어렵게 했지만 이제는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보다 체계적이고 디자인과 기술력을 향상시키면 훌륭한 자원으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북콘텐츠코리아랩에서는 이종국 씨가 제안한 아이디어 외에 농업회사법인 방마루영농조합(대표 이희영)이 제안한 감지(紺紙) 문화상품 개발과 서진규 씨의 충북 명소를 활용한 보드게임 개발도 충북의 아이디어로 선정했다.
방마루영농조합이 제안한 감지는 전통한지에 쪽 염료를 사용해 염색한 종이를 말하는데 한국의 종이를 계승발전하고 세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규 씨의 보드게임은 충북의 문화재와 관광자원, 인물 등을 재미있는 보드게임으로 만들어 교육 콘텐츠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