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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과 러시아에 함께 동행한 김정숙 여사가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의 유허비를 참배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충북 진천군이 다음달 중국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미산시(蜜山市)에서 이상설 선생 기념비 제막식을 가질 계획인 가운데 러시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동행한 김정숙 여사가 지난 6일 우수리스크 인근 강변에 소재한 독립운동가 보재(溥齋) 이상설 선생(李相卨·1870~1917)의 유허비를 참배했다.
김 여사의 이상설 선생 유허비 방문은 진천군이 이상설 선생 탄생 100주년 추모행사를 지난 4월 진천에서 개최한 바 있어 의미를 더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올해는 이상설 선생의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오늘의 자리가 더욱 뜻 깊다. 무엇보다 그 유족들이 이렇게 대를 이어 살아계셔 줘 감사하다. 선열들의 뜻을 늘 잊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올해로 헤이그 특사 파견 110주년이자 서거 100주년을 맞은 이상설 선생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만국평화회의(1907년)에 이준, 이위종 선생과 함께 파견돼 을사조약과 국권침탈의 부당성을 알렸던 ‘헤이그 특사’의 일원이다.
이 선생은 1910년 경술국치 이후 러시아 연해주 일대에서 독립운동을 벌이고 민족교육에 앞장서다 건강악화로 1917년 47살의 젊은 나이에 숨을 거뒀다.
특히 생전에 “광복되지 않은 고국에 돌아갈 수는 없으니 자신의 몸과 유품을 불태우고 그 재를 바다에 뿌리고 제사도 지내지 말라”는 이 선생의 유언에 따라 그의 유골은 수이푼 강가에 뿌려졌다.
이후 광복회와 고려학술문화재단이 2001년 10월 이상설 선생의 재를 뿌린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에 유허비를 세웠다.
이 날 참배에는 이상설 선생의 외손녀 이현원 씨(83), 외증손녀인 이남의 씨가 함께 일정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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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설 선생 동상.ⓒ진천군
한편 충북 진천군은 오는 10월 중국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미산시(蜜山市)에서 이상설 선생 기념비 제막식을 가질 계획이다.
기념비는 가로 8.2m, 높이 2m, 두께 1m 규모이다.
앞서 진천읍 산척리에서 태어난 보재 이상설 선생 ‘순국 100주년 추모행사’가 지난 4월 21, 22일 진천군에서 추모열기로 가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으며 그의 위대한 업적에 대한 재조명과 역사적 재평가를 위한 숭모사업으로 추진됐다.
진천군 화랑관에서 열린 전야제는 송기섭 진천군수, 경대수 국회의원, 홍성열 증평군수, 이석형 이상설기념사업회장, 이진삼 전 육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약 3000여명의 관람객이 입장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식전공연으로 진천군 어린이 합창단 공연에서는 일제강점기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던 해외 이주 동포들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내용의 ‘고향의 봄’, ‘오빠생각’ 등을 노래해 참석한 관람객들의 눈시울을 뜨겁개 했다.
송기섭 군수는 “이상설 선생의 ‘순국 100주년 추모행사’는 선생께서 우리 독립운동사에 남기셨던 위대한 발자취를 찾아나서는 자랑스런 여정의 첫걸음이자 신호탄”이라며 “100년 전 차디찬 이역만리에 땅 우수리스크에서 눈을 감으시며 남기셨던 선생의 유훈을 가슴 깊이 새기고, 선생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오롯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후손의 책무”라고 전했다.
송 군수는 “진천군이 지난 4월 추모행사를 가진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6일 러시아 우수리스크 이상설 선생의 유허비를 참배한 것은 진천군으로서는 매우 감사하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