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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으로 확산된 충북 청주시 오송2생명과학단지내 200년 된 옹기가마시설의 무단 훼손에 대해 문화재청이 고발 조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민사에 이어 형사 소송까지 전개될 양상이다.
청주시 문화재 담당 공무원은 지난달 31일 뉴데일리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29일 문화재청으로부터 제2가마 무단 훼손에 대한 부분을 고발 조치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현재 고발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200년 된 오송 옹기가마시설에 대해 법원이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하며 2.5배에 달하는 원형 이전비용 배상 판결에 이어 문화재 소관 기관인 문화재청도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년을 끌어온 오송 옹기가마시설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 논쟁은 지난달 10일 법원 판결을 기점으로 오송2산단 개발주체인 한국산업단지공단·충북개발공사에서 옹기전수자 박성일씨 쪽으로 기울었다.
그동안 옹기전수자 측은 전수자의 부친인 박재환 옹이 2003년 충북도로부터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았고 200년 된 가마시설에 대해서도 유형문화재 지정을 추진해 왔다.
오송2산단의 개발이 시작되자 개발사 측은 일반적인 지장물의 이전 보상안을 제시했고 전수자 측은 원형 이전을 요구하며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급기야 ‘문화재적 가치’는 소송 전으로 전개됐으며 2년여의 시간을 거쳐 법원은 전수자의 손을 들어줬다. 아직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가치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전수자 측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문화재청에도 옹기가마시설에 대한 철거 방지를 요청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2014년 3월 13일 전문가 검토회의에서 옹기가마에 대한 새로운 시굴조사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이에 따라 개발사 측은 2016년 7월 25일부터 시굴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문화재청은 지난달 4일 “시굴조사 완료시까지 봉산리 옹기가마(지붕포함)의 철거를 유예하라”며 개발사와 조사기관에 공문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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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개발사 측은 지난달 21일 대형 굴삭기를 동원해 옹기가마시설의 일부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제2가마의 일부분을 훼손하고 말았다.
이에 전수자 측은 무단 훼손에 대해 형사 고발을 준비하고 있으며 문화재청도 청주시 관계자에게 이 부분에 대한 고발 조치를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오송 옹기가마시설에 대한 법적 분쟁은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한 전수자 측과 개발사측의 항소심과 이와 별도로 문화재청과 전수자 측이 진행하는 형사고발까지 확산됐다.
문제는 이 같은 법정공방이 계속 진행되면서 오송2산단의 공사가 지연된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토목공사가 완료를 앞두고 있으며 곧 아파트와 공장부지를 분양받은 개별 사업들이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들이 제때 공사에 착수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반발도 예상된다.
오송2산단은 KTX오송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등 입지가 좋아 100% 분양이 완료된 상태다.
한편 오송2산단은 오송읍 봉산리와 정중리 일원 328만3844㎡(99만5000여 평)에 1조 원대 규모로 추진 중이며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의 중심 산단 조성을 비롯해 1만1000세대의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충북도는 기존의 1산단과 문제의 2산단, 개발예정인 3산단을 포함해 이 지역을 대한민국 바이오의 중심인 ‘충북바이오밸리’로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