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시 한국당 20, 민주당 10, 국민의당 1명…국민의당 3분의 2 열쇠 쥐나
  • ▲ 충북도 서승우 기획실장이 15일 도청에서 도의회 조사특위에 대한 재의를 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김종혁 기자
    ▲ 충북도 서승우 기획실장이 15일 도청에서 도의회 조사특위에 대한 재의를 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김종혁 기자

    충북도의회의 ‘충북 경제현안 실태조사를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충북도와 자유한국당 중심의 특위가 팽팽히 맞서며 지역내 최대의 ‘정쟁’으로 급부상 했다.

    15일 충북도청 기자실에는 충북도의 ‘재의 요구’ 기자회견에 이어 한국당 중심 특위 위원들의 ‘특위 강행’, 민주당 의원들의 ‘즉각 재의결’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이 잇따라 벌어졌다.

    먼저 서승우 도 기획실장은 “도는 행정사무조사가 충북경제에 미치게 될 영향 등을 신중히 고려하고 경제계, 도민의 의견 등을 수렴해 재의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도지사가 도의회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거부수단인 ‘재의’를 요구한 것이다.

    재의 요구 이유로 △투자 유치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조사로 투자유치 감소 △기업에 대한 비밀유지 의무위반으로 충북내 투자 감소 등 공익 침해 △포괄적·광범위한 행정사무조사는 법적 한계와 취지를 벗어난 점 등을 들었다. 

  • ▲ 충북도의회 조사특위 위원들이 15일 도청에서 이시종 도지사의 재의가 부당하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김종혁 기자
    ▲ 충북도의회 조사특위 위원들이 15일 도청에서 이시종 도지사의 재의가 부당하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김종혁 기자

    이어 도의회 한국당 중심의 조사특위 위원들은 “도지사의 재의 요구는 법령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권한 남용 행위다. 도지사의 재의 요구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특위는 예정대로 16일 2차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특위는 도의 재의 요구에 대한 반박으로 ‘공익 침해’ 부분에 대해 “충북도의 주장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자의적 판단”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지난번 특위 구성시 ‘실정 조사’를 실태조사로, ‘민선 5·6기 대상’을 민선 6기로, ‘각종 개발지원 정책’을 완전 삭제하는 등 의견을 들어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위는 기업 활동 위축 등에 대한 우려에 대해 개별기업은 조사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며 “이시종 지사의 재의요구는 의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도와 특위가 팽팽히 맛서는 가운데 도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잇따라 기자실을 방문해 “조사특위 활동 중단하고 본회의에서 즉시 재의결해야 한다”고 도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도의 재의 요구권은 지방자치법 제107조 1항에 의거해 △월권 △법령위반 △공익저해 등의 사유에 대해 20일 이내에 이유를 붙여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달 28일 특위가 결성됐으므로 오는 18일 이전까지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요건이 되지만 재의 요구 이유에 대해서는 도와 특위 측 모두 자의적 판단을 우선하며 정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재의 요구를 받은 도의회는 부득이한 사유가 없는 한 10일 이내(휴·폐회 기간 제외)에 본회의에 상정해 재의결에 들어가야 한다. 이때 재적의원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의결된다.

    정상적인 일정대로라면 다음달 8일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에서 ‘재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으며 원포인트 임시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여기에서 도와 특위간의 정치적인 ‘숫자 놀음’이 비롯된다는 여론이다.

    현재 도의회는 한국당 20명, 민주당 10명, 국민의당 1명으로 모두 31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재의가 상정될 경우 모든 의원이 출석한다는 가정하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나오려면 21표가 필요한데, 특위를 주도하는 한국당은 20석이기 때문이다.

    결국 재의결에 대한 열쇠는 국민의당 임헌경 의원이 쥐고 있는 꼴이 됐다. 임 의원이 전직 민주당 소속에서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기 때문에 어떤 표를 던질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도와 특위 등은 모두 ‘충북 경제’와 ‘도민’을 걱정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일들을 벌인다고 입을 모으지만 도민의 눈에는 자당의 이익을 위한 ‘정쟁’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최강의 수를 사용한 이시종 지사와, 회의를 강행하는 한국당 중심의 특위 간 대결이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워 보이며 당분 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