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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지사실이 점거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청양군 강정리 석면·폐기물공동대책위원회 주민 6명(여성 2명)은 1일 오전 11시 40분께 도지사실을 점거하고 석면피해에 대한 확답을 요구하며 안희정 지사와 담판을 요구했다.
이들은 도지사실 집무실을 걸어 잠그고 도청 공무원들과 대치하는 상황까지 몰고 갔으나 결국 충남도가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면서 점거사태는 1시간 50분만에 일단락됐다.
충남도 공무원들은 주민들에 의해 도지사실을 점거당하자 곧바로 대화를 시도하면서 집무실에서 퇴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석면피해에 대한 확답을 요구하면서 퇴실을 거부,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주민들은 도지사실 점거와 관련해 “4년여 간 강정리 석면피해 사태가 법원의 판결에도 원형복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합법적으로 불법행위를 바꿀 수 없다면 불법이라도 도지사와 담판을 짓겠다”며 안희정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공무원들에게 “도 관계자들이 그동안 ‘된다,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이뤄진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기다리고 믿는 것도 한계가 왔다. 석면업체의 불법행위를 중단시키는 것은 물론 폐쇄시키겠다고 확답을 하기 전에는 도지사실을 떠나지 않겠다”고 버텼다.
특히 이들은 “동네일도 해결 못하면서 무슨 나랏일을 하려 하느냐”며 안 지사에 대한 대권출마를 비판하기도 했다.
충남도는 강정리 마을 주민들이 도지사 집무실에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퇴실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자 결국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강정리 마을 주민 6명을 이날 오후 1시 30분께 특수주거침입혐의로 현장에서 체포, 홍성경찰서로 연행하면서 도지사실 점거사태는 일단락됐다.
주민 6명이 경찰서를 연행된데 이어 대책위 20여명도 도지사실을 방문, △A상임감사 해임(전 청양부군수) △산지복구 행정대집행 △주민감사청구 허위보고자 징계 △안희정 지사 공개사과 등을 요구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난 6월 안희정 지사가 강정리 마을 주민들을 방문, 대화를 나눴으며 석면업체와도 산지복구문제 등과 관련해 현장을 방문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밝히고 주민들의 도지사실 점거를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충남도는 이날 전혀 예상치 못한 강정리 마을주민들의 도지사 집무실 점거사태에 크게 당혹해하고 있는 가운데 도청방호 허점 등과 관련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