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가 가는 곳마다 모든 나무를 벨 수는 없지 않은가…상생방안 모색해야”
  • ▲ 충북 청주시 서원대학교옆 백로 서식지 모습.ⓒ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 충북 청주시 서원대학교옆 백로 서식지 모습.ⓒ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충북 청주시가 백로들이 이동하는 곳마다 ‘간벌’을 시행하려하자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라며 상생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지난해 청주남중학교 옆 산에서 살던 수백 마리의 백로 떼는 악취 등의 민원으로 인해 시가 간벌을 벌여 지금은 인근의 서원대학교 옆 산으로 이동한 상태며 또 다시 민원이 제기되자 시 또한 다시 간벌 계획을 세웠다.

    청주충북환경련은 31일 논평을 내고 “서식지 간벌은 결국 내 눈앞에서 백로를 내쫒을 뿐 진정한 해결방안이 될 수 없는 소위 ‘폭탄 돌리기’인 셈”이라며 “간벌 계획은 일단 철회하고 시민, 시민단체, 전문가, 행정이 함께하는 협의기구를 만들고 그곳에서 백로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백로가 둥지를 틀면서 발생하는 소음, 악취, 털 먼지 날림 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며 “그러나 일단은 ‘소나기는 피하자’ 는 생각으로 간벌을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은 어렵고 힘든 문제일수록 서로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면서 상생의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백로가 가는 곳마다 모든 나무를 벨 수 없지 않은가. 간벌 말고 백로와 진정 상생할 방안은 없는지 방법을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청주남중옆 잠두봉의 백로서식지의 민원 해결을 위해 청주남중관계자, 학부모회, 환경단체, 청주시청 등이 협의회를 구성해 3차례에 걸쳐 대책회의를 열고 해결 방안을 모색했지만 결국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간벌을 단행했으며 이후 백로 무리는 서원대 옆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