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자구할머니 제를 올리고 있는 조선희 의장(왼쪽부터), 류한우 군수, 김대열 문화원장.ⓒ단양군
    ▲ 다자구할머니 제를 올리고 있는 조선희 의장(왼쪽부터), 류한우 군수, 김대열 문화원장.ⓒ단양군

    충북 단양문화원은 12일 오후, 대강면 용부원 3리 매바위 마을 죽령국사당(산신당)에서 ‘다자구 할머니’의 공을 기리는 추계 제향을 올렸다.

    이 제향은 조선조부터 음력 3월과 9월 부정이 없는 날 충북 단양과 영춘, 청풍, 경북 풍기군수 등이 참석하는 국행제(國行祭)로 치렀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비중이 큰 행사였다.

    현재는 단양문화원 주관으로 이곳 주민들이 마을 안녕을 위해 마을제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제향에는 류한우 단양군수가 초헌관을 조선희 단양군의회 의장이 아헌관, 김대열 문화원장이 종헌관을 맡아 제를 올렸다.

    ‘다자구 할머니’의 전설은 조선시대 기근이 심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백산 죽령 일대를 무대로 도적떼가 행인 보따리는 물론 조정에 올리는 진상품까지 노략질해 단양군수가 도적 퇴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 때 한 할머니가 단양군수를 찾아와 자신이 도적 소굴에 가 있다가 도적들이 모두 잠을 자면 ‘다자구야’, 잠을 안자면 ‘들자구야’라고 외치겠다며 군사를 매복시켰다가 ‘다자구야’라고 소리 지르면 기습하라고 했다.

    할머니와 약속을 한 단양군수는 인접 풍기와 영춘, 청풍군수에게 도움을 요청해 군사를 매복시킨 뒤 도적 두목의 생일을 맞아 술에 만취한 도적들이 모두 잠들자 할머니는 ‘다자구야’를 외쳤고 도적떼를 한꺼번에 소탕했다는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조정에서는 할머니의 공을 기려 전답을 하사했고 할머니 사후에는 사당을 지어 봄, 가을로 제를 올리도록 했다.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마을이나 집안 대소사를 앞두고는 사당을 찾아 무사히 대소사를 치를 수 있도록 기원하고 있다.

    죽령 국사당은 우리나라 산신 가운데 여신을 모신 몇 안되는 사당이다.

    마을 명의로 전해오던 다자구 할머니 재산은 1960년대 토지개혁 당시 매각됐으나 단양문화원과 주민들이 할머니의 넋을 기리는 제향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