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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홍 시사칼럼] ‘독도를 두고 중국과 다툰다면…’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16-08-17 08:46 | 수정 2016-08-17 11:19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서원대


제71주년 광복절인 8월15일. 여야 국회의원 10명이 독도를 방문했다. 일본 외무성이 우리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에 대하여 항의 하고 관방장관까지 나서서 유감 성명을 냈다. 친일을 하면 민족 반역자 취급당하는 국내 분위기 때문에 여야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에 딴죽을 거는 비난여론은 일어나지 않았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을 해도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실효 지배하는 우리 땅이므로 정치인들의 독도 방문을 당연한 행위라고 보는 게다.

장면을 바꿔서 만일 독도가 서해바다 중간 쯤 위치하고 중국과 영토 분쟁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럴 경우 일본 정부에 대하는 것처럼 국내 여론이 일사불란하게 중국 정부에 대항해 독도를 지킬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중국이 일본처럼 말로만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할 것인가? 우리 국회의원들이 독도 방문을 했을 때 중국 외교부가 유감성명 발표만 하고 말 것인가? 우리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을 두고 국내의 여론이 일본에게 대하는 것처럼 잠잠할 것인가?
 
우리 땅을 지키기 위해 배치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 사드를 두고 중국의 협박 수준이 국제관례를 벗어나는 것을 볼 때, 또 조선시대 사대주의자들처럼 중국을 두려워해서 사드배치 반대를 주장하는 일부 국내 인사들의 행태를 볼 때 독도를 두고 국내 여론이 찬반으로 갈려 들끓고 있을 것이다.

독도를 두고 중국과 영토 분쟁을 하고 있다면 8‧15에 독도를 방문한 국회의원들에게 아마도 경솔하게 독도를 방문했기 때문에 중국이 그에 상응하여 경제 보복을 할 것이고, 심하면 독도를 무력 점령할지도 모른다고 여론은 호들갑을 떨 것이다.

남중국해의 산호초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어 깃발을 꽂고선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봉이 김선달 뺨칠 중국인데 코앞의 멀쩡한 섬 독도를 가만둘 리 없다. 아마도 엄청난 압박으로 우리나라를 밀어붙일 것이다. 

그런 중국에 비해 일본이 점잖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중국처럼 거칠게 대들지 않는다는 것뿐이지 일본의 영토 욕심도 도를 넘기는 중국과 다르지 않다.

이런 사례를 드는 이유는 사드 배치를 두고 국내 정치권이 갈라져 있고 국가 안위보다는 지역 이기심이 더 큰 소리를 내는 현상과 중국의 눈치를 보는 듯 한 일부 여론이 우려스러워서이다.

북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여 사드 배치 말고 다른 대안을 제시해보라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하여 외교적으로 푸는 방안이 있지 않으냐는 책상물림 탁상공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힘도 없는 자가 폭력배 앞에서 싸움 말고 완력 말고 협상으로 풀자고 한들 그 말을 들어줄 왈패가 세상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보라. 국가 간 협상도 그와 같다. 우리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한방 먹일 수 있는 비밀 병기라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나라를 지키는 일에 한 목소리를 내어도 지키기가 쉽지 않은 판에 북의 미사일을 막을 사드 배치를 두고 국내 여론이 사분오열로 갈라지는 것은 그래서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일에든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나라의 안위를 위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면 약간의 불편과 희생을 감수하는 것도 국민의 도리이다.  

그럼에도 김대중 정부의 통일부장관이었던 정세현씨가 인민일보에 기고한 글을 보면 마치 중국인이 쓴 글처럼 보인다. 진영 논리를 떠나 생각해보더라도 한국의 장관을 지낸 사람이 쓴 글이라고 믿기 의심스러울 정도다.

게다가 야당 초선 의원 6명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속내를 알아보고 우리나라의 입장을 전하기 위해서 중국에 갔는데 왜 갔는지 의미를 알 수 없을 정도이다. 국회의원의 배지만 달고 가면 중국에서도 국내처럼 의원행세를 하고 환대를 받을 것으로 착각했던 모양인데 초선들의 치기가 그대로 드러난 해프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가 안위가 달린 문제를 두고 일반 대중이 하는 번개미팅처럼 카톡 공지로 참가희망자를 모아 별 준비도 없이 중국으로 달려간 야당 초선 의원 6명의 행보가 그래서 경망스럽기 짝이 없다는 게다. 중국에서 몇 년 공부했었다는 스펙을 내세워 중국으로 달려갔지만 외교라는 걸 그렇게 쉽게 하는 거라면 저잣거리 필부들도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의원 배지를 달고 전공도 아닌 외교를 한답시고 보여준 초선들의 얼치기 행동에 나라꼴이 너무 초라해졌다. 그럼에도 자기들이 중국 방문 중에는 중국 언론들이 한국을 비방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하는 것을 보노라면 폭염 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염장 지르는 짓거리에 다름 아니다.

그들의 행태는 중국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수법에 놀아난 꼴이다. 그들이 중국에 가서 친중 발언을 했던들 중국인의 눈에는 그들도 역시 ‘6명의 오랑캐’일 뿐이다.

사드배치에 대한 국민 찬성비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유력대선주자라는 국민의당 안철수씨는 국가 안보에 대한 대안 설명도 없이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다는 이유로 사드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만일 독도문제를 두고 중국과 대치하고 있다면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을 것이므로 독도를 중국에 넘겨줘야 한다고 주장할 것인가?

한국을 겁박하는 중국 관제언론을 보면서 그들의 속내와 민낯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보게 된 것이 다행스럽다는 생각이다. 역사적으로도 중국은 언제나 우리에게 완력으로 힘들게 한 적이 많았다. 가까이는 6‧25 때도 그러했고, 구한말이나 병자호란 때도 그랬다. 우리가 힘이 없을 때에는 그 도가 더 심했었다.

만일 독도가 서해상에 위치하고 영토 문제로 중국과 다투게 된다면 일본에 대하는 것처럼 감연히 중국에 맞설 용기를 낼 것인가를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정치인과 진보측 인사들에게 묻는다. 그들은 중국 관제언론의 겁박처럼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 우리 경제가 거덜 날 것이라 떠들면서 사드 국내 배치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힘의 뒷받침 없이 외교수단으로 평화를 획득할 수 있다는 진보 측의 주장은 허공으로 흩어지는 궤변에 불과하다. 앞으로 중국의 힘이 커질수록 중국은 우리에게 친선보다는 복종을 강요하는 괴물로 다가올 것이다. 무더위에 지쳤더라도 찬물 마시고 정신 좀 제대로 차리자. 그래야 나라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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