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깁스를 한 김응권 씨.ⓒ김동식 기자
    ▲ 깁스를 한 김응권 씨.ⓒ김동식 기자

    심야시간대 취객을 상대로 퍽치기 장면을 목격한 50대가 범인을 좇다가 크게 다쳐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새벽 2시쯤 주로 야간 배달업에 종사하는 김응권 씨(51)가 내덕동 구 MBC앞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들렀다가 때마침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매장 밖 파라솔 의자에서 술에 취해 졸고 있는 한 아저씨(50대)의 지갑을 꺼내들고 도망가는 일명 ‘퍽치기’를 목격했다.

    김 씨는 앞뒤 가릴 것 없이 지체하지 않고 도망치는 범인을 뒤따랐다.

    범인을 잡기위한 한 밤중의 추격전이 벌어진 것이다.   

    한참을 좇다 마을금고협회 공용주차장 높은 담벼락에서 화단쪽으로 함께 뛰어내렸으나 지리에 밝은 범인은 운이 좋게도 비교적 바닥이 완만한 담벼락 앞에서 뛰어내려 곧장 달아났다.

    그 쪽 자리에 생소한 김 씨는 2~3m 높이의 화단 뒤쪽 담벼락으로 뛰어내렸으나 불행하게도 바닥이 고르지 못한 관계로 발 뒤꿈치 골절상을 입었다.

    경찰의 CCTV분석 시 확인됐듯이 김 씨는 포기하지 않고 범인을 꼭 붙잡겠다는 일념 하나로 ‘저놈 잡아라’고 소리치며 부상당한 다리를 절뚝거리며 뒤쫓았으나 주위에 그 누구도 나서주지 않아 결국 범인은 원룸 사거리 방향으로 내달으며 시야에서 멀어졌다.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살기가 바쁘다’는 김 씨는 다음날 병원을 찾았으나 정확한 진료를 위한 CT촬영이 불가피하다는 말을 듣고 크게 절망했다.

    치료비는 물론 일을 할 수가 없어 앞으로의 생활이 막막했던 것이다.

    병원 관계자의 말대로 발목 뒤꿈치 골절로 4~5개월의 치료를 요한다는 김 씨는 현재 깁스를 한 상태로 생계를 위해 다니던 가계에 나가 아픈 몸을 이끌고 주문 전화도 받고 청소를 하는 등 잔일을 맡아 하고 있다.

    김 씨는 관계요로에 도움을 받으려 백방 노력했으나 도움의 손길은 외면했다.

    한편 ‘퍽치기’를 당한 A씨는 본인이 경찰에 신고했으나 범인을 잡기는 커녕 본인의 인적사항 조회로 자신이 ‘기소중지자’라는 사실이 밝혀져 오히려 불이익을 받아야만 했다.

    세상이 많이 험악해 지고 이기적인 요즘 ‘정의’를 불사르다 크게 다쳤으나 치료비마저 마련치 못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