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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충북 청주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한 증인 심문 공판에서 검찰이 엄청난 양의 수사기록을 일일이 읽으며 심문을 펼치는 등 공세를 펼쳐 이 시장의 재판에 험로가 예상된다.
또한 증인으로 출석한 A씨가 “시장에 당선된 후 도움을 기대하고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비용도 할인해 줬는데 외면만 당했다”고 털어놔 냉혹한 선거판의 이면을 보여줬다.
청주지방법원 제20형사부(재판장 김갑석)는 11일 오후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이 시장에 대한 정치자금법 등 위반에 대한 증인 심문 공판을 열었다.
이날은 지난 공판에서 쟁점이된 ‘컨설팅비용’의 선거비용 포함 여부에 대한 증인 심문이 예정된 가운데 당시 이 시장의 선거 홍보를 맡았던 업체대표 A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A씨를 상대로 그동안 수차례 조사와 압수수색 등을 토대로 만든 엄청난 양의 수사기록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증인을 심문했다.
A씨는 대부분 조사 과정에 일치하는 답변을 했으나 총비용 3억1000여만원에서 문제가 된 할인금액 7500여만원에 대한 대목에서 검찰이 대가성을 집중 추궁하자 “선거 홍보물은 특성상 당락을 염두에 두고 견적이 바뀔 수 있다”며 “그래서 선거후 비용을 협상하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선관위에 제출하기 위한 회계보고서를 맞추기 위한 할인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시장이 된후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할인해 줬다”고 답한 후 “그러나 선거가 끝나자 도움은커녕 외면만 당했다”고 호소했다.
특히 “선거후 재판에 회부되면서 변호사 비용이 없어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른 척 했다”며 “당시 몸이 너무 안 좋아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고 술회했다.
검찰의 이 같은 심문 형태에 대해 변호인은 “검찰은 심문 시간을 너무 길게 끌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재판부도 나열형식의 심문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알았다”고 답하면서도 계속 같은 방식의 심문을 이어가며 이날 재판의 끝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당선을 목적으로 같이 선거를 치르고 선거후 적이 돼 버린 이 시장과 선거 기획사에 대한 재판이 증인 심문과정에서도 치열한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어 검찰과 변호인 어느 쪽도 쉽게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