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가 23일 청주지법 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김종혁 기자
    ▲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가 23일 청주지법 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김종혁 기자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구속 수감되자 괴산 군청 공무원들을 비롯한 지역민들이 놀라움을 나타내면서도 비교적 담담함을 들어냈다.

    ‘올게 왔구나’라며 수긍하는 측과 ‘갑자기 왜’라는 놀라움을 나타내는 등 의견이 나뉘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군민들은 큰 놀라움 보다는 무관심에 가까워 지난 4·13총선을 겪으며 불었던 ‘정치 불신’ 바람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임 군수는 23일 청주지법 항소심에서 지역 외식업체 준코로부터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5년에 벌금 1억원, 추징금 1억원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날 재판에 앞서 법정 앞의 대기실에서 김호복 전 충주시장과 나란히 앉았던 임 군수는 비교적 안도감이 있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열린 1심에서 1억원의 뇌물 건은 무죄를 받았고 아들 취업 건에 대해서만 집행유예를 받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항소심에서 형량 감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서 인지 이날 무죄가 징역 5년형으로 뒤집어 선고되는 순간 임 군수는 쓰러지고 말았다. 아들취업은 도리어 무죄를 받았으나 위로가 되지 못했다.

    이처럼 항소심에서 극적인 뒤집기를 연출했으나 정작의 지역 주민들의 놀라움이 크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다.

    먼저 임 군수는 이번 재판 외에도 부인밭 석축 사건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고 대법원 상고심을 기다리는 중이며, 중원대 불법건축물 관련 사건은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즉 3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무엇에 걸려도 걸린다는 의식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무소속 3선으로 10여년간 군정을 맡아오면서 그의 정책에 대한 ‘찬반’의 불협화음으로 인한 일부의 불신도 컷다. 지난해 구속당시 ‘옥중결재’를 받았다는 등의 제왕적 행보는 공무원 사회는 물론 주민간의 갈등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4·13총선도 한몫했다. 선거구가 중부4군에서 남부3군으로 넘어가며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표를 달라며 선거 운동을 벌였고 일부 주민들은 ‘투표거부’ 운동까지 벌어졌다. 당연히 투표율도 충북권에서 하위에 머물렀다.

    어쨌든 괴산군은 김창현 부군수 권한대행체제를 다시 맞게 됐다. 김 부군수는 23일 즉시 소집된 간부회의에서 “간부들이 솔선수범해 맡은 직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여러 가지 민심수습은 물론이거니와 상주시와 대립하고 있는 문장대온천 개발저지 문제 등 산재한 현안에 대한 군정을 부군수가 맡아 이끌게 됐다.

    군청 공무원 A씨는 “지난해 처음 구속 됐을 때 일부 동요가 있었지만 공무원 조직이 그렇게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번에도 잘 헤쳐 나가리라 믿는다”며 덤덤해 했다.

    지역의 임회무 도의원은 “지금 괴산에 산적한 일이 많은데 군수가 자리에 없어 안타깝다”며 “공무원들과 군민들이 힘을 합쳐 잘 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선거에서 당선한 박덕흠 의원에게 괴산 발전을 위한 공약의 빠른 이행을 포함해 다양한 지원을 부탁하겠다”고 말해 지역의 새 일꾼인 박 의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연섭 군의장을 비롯한 군의원들도 “군의회 차원에서 군정에 차질이 없도록 적극 협조해 나가겠다”며 “군민들이 동요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생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