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국가사업 유치보다 유권자 마음 얻기 주력해야
  • ▲ 더불어민주당 임해종 후보(시계방향), 송기섭 진천군수 후보, 국민의당 신언관 후보가 2일 자신들의 지역구에서 표심잡기에 한창이다.ⓒ각 후보 선거사무소
    ▲ 더불어민주당 임해종 후보(시계방향), 송기섭 진천군수 후보, 국민의당 신언관 후보가 2일 자신들의 지역구에서 표심잡기에 한창이다.ⓒ각 후보 선거사무소

    오는 4·13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 주말을 맞은 2일, 후보들은 새벽 길거리를 청소하고 거리에서 주민들과 춤을 추며 표심 잡기에 한창이지만 정작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무슨 공약을 내세웠는지 모르는 눈치다.

    새누리당을 비롯한 여야 총선 후보들과 진천군수 재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벚꽃이 한창인 주말을 맞아 행락객이 운집하는 무심천과 상당산성, 시내 중심가를 누비며 나름대로 이색 유세전을 펼치며 표심을 자극했다.

    충북 증평·진천·음성 지역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해종 후보는 이날 새벽 4시부터 진천읍사무소에서 진천대로까지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길거리 청소를 하며 선거운동을 벌였다.

    임 후보는 “이 많은 쓰레기를 단 몇 분이 청소를 하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님을 느꼈다”며 “모두가 자고 있는 새벽시간에 거리를 깨끗하게 해주시는 환경미화원분들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국민의당 신언관 후보(청주 청원)는 오창 호수 공원에서 직접 트럼펫을 연주하며 “지금 연주한 곡처럼 청주의 등대지기가 되겠다”고 이색 선거 운동을 펼쳤다.

    진천군수 재선거에 출마한 더민주 송기섭 후보는 거리 유세에서 지나가는 주민들과 함께 춤을 추며 표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각 후보들이 마련한 유세차량에서 뿜어대는 홍보용 음악은 주요 사거리를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 소음에 가깝도록 확성기를 틀어대 시민들이 짜증을 내기도 했다.

    무심천에 벚꽃 구경을 나온 한 유권자는 “날씨가 따뜻하고 벚꽃이 활짝펴 아이들과 구경 나왔는데 유세차량이 너무 시끄럽게 음악을 틀고 다녀 듣기에 불편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40대 행락객도 “시끄럽기만 하고 우리지역에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 무슨 공약을 내 놨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후보자들이 며칠 안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홍보가 과하면 호기심을 갖다가도 회피하기 마련이다.

    이런 식으로 소리만 크고 요란한 유세만 이어진다면 유권자는 후보자별 기본 정보와 공약 등을 가정마다 발송되는 선거 공보를 봐야만 확인할 수 있는 실정이다.

    충북선관위는 지난달 31일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후보자는 읍·면·동마다 자신의 홍보에 필요한 현수막 1매를 게시할 수 있으며 선거벽보와 선거공보를 작성해 선관위에 제출하면 지정된 장소에 선거벽보를 첩부하고 매 세대에 선거공보를 발송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번 선거에 정책 실종을 우려하는 점은 여야의 대표공약만 봐도 알 수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청주공항활성화’와 ‘중부고속도로 확장’이 대표적이다. 물론 대형 국가사업을 유치해 실현한다면 그야말로 좋은 일이겠지만 4년 임기의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수십 년씩 걸리는 대형 사업을 단기간에 해결하지 못한 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알고 있다.

    표심을 얻기 위해 중요한 것은 지역의 작은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 도·시의원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사업규모를 따져 떠넘기지 말고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가까이 가서 듣고 준비하며 공약한 후 실천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흥덕구에 출마한 더민주의 도종환 후보가 진행하고 있는 ‘도종환을 쓰십시오’ 프로그램은 지역주민들의 희망사항을 공모해 그중 타당성 있는 제안을 공약을 채택하는 등 주민 참여형의 새로운 시도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다음 주 단 한 번의 주말이 남아있으며 투표일은 불과 열흘 앞이다. 후보자들은 조금 더 알리고 싶어 하고 유권자들은 제대로 듣고 싶어 한다. 효과적인 방법과 접점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