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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공천, 어항 물갈이 하듯 물갈이 하라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16-03-08 07:06 | 수정 2016-03-08 10:53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박규홍 교수


올해 4월13일이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일이다. 필자도 칼럼을 쓰려고 해서 선거 날짜를 정확히 알게 되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총선 날짜가 4월 어디쯤 일거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러니 하루하루의 생업에 바쁜 국민들이야 오죽하랴라는 생각을 했다.

합법적이긴 하지만 얼마 전 테러방지법 국회통과를 막는다면서 야당 국회의원들이 의사진행방해 필리버스터를 릴레이 했었다. SNS에는 야당 성향의 누리꾼들이 필리버스터를 열렬 응원한다는 글을 퍼 날랐고, 그 글을 좋아한다는 의사표시도 여럿 올라왔지만 우리 국민들의 몇 퍼센트가 공감하고 열렬 응원하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사람들이 SNS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처럼 한가하게 그런 것을 보고 있을 리는 없었을 테니 말이다.

필자도 야당의원들의 필리버스터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주관적 판단이긴 하지만 필자 주변의 사람들도 필리버스터에 호응하기 보다는 짜증 반응을 더 하던 편이었다. 반면에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야당의원들은 자기들끼리 상당한 의미를 두고 정치적 득실을 계산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 의원은 몇 시간의 필리버스터로 국내 기록은 물론이고 세계기록을 갱신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그래서 필리버스터 후반부에는 기록갱신 경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필리버스터 기록 갱신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필리버스터에서 세계기록을 깼다고 국민들이 총선에서 기록 갱신자에게 기꺼이 표를 줄 건가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올림픽 경기에서 기록 갱신을 하고 메달을 따면 국위 선양이라도 하는 것이지만 필리버스터 갱신 기록이 국위선양이나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는 가늠이 잘 안 된다.

필리버스터에 참가하여 자신의 임무를 끝내면서 4월 총선에서 야당에게 표를 달라고 노골적으로 속내를 보인 의원은 오히려 솔직하다고 할 수 있다. 명분은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라지만 다음 선거에서 다시 금배지를 달기 위한 행동이었음을 솔직히 국민들한테 실토를 했으니 낫다는 말이다. 그래서 192시간26분의 릴레이 필리버스터가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충정이기보다는 야당의원들이 20대 국회의 금배지를 한 번 더 차지하려는 자기들끼리의 경쟁의 산물이 아니라고 강하게 주장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 정치판의 생태를 보면 의원 자리 욕심에 관해서는 여야 구별이 없다. 권력을 향한 욕심에는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고 이념의 경계도 없다. 내세우는 명분은 각인각색으로 그럴듯하지만 결론은 자기가 공천을 받아야 세상 일이 정의롭다고 주장한다. 삿대질하며 갈라섰던 사람과도 당선을 위해서라면 주저 없이 손을 잡는다. 그걸 정의를 위한 연대라면서 정치 공학적 명분을 앞세운다. 그러나 모두 그들의 금배지를 쟁취하기 위한 행위일 뿐이다.

총선이 35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친박(親朴)’과 비박으로 갈라져 유치한 박타령만 하고 있는 여당도 금배지 쟁탈전에서는 야당과 오십보백보이다. 여당정치인들의 박타령도 결국은 국가를 위한 충성이나 국민을 향한 봉사보다는 대통령과의 친소관계를 앞세워 금배지를 차지하려는 야합이나 패거리 다툼일 뿐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서는 ‘한 방에 훅 가도록 하는 국민의 힘을 보여주어야 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바라건대 보수든 진보든, 여든 야든, 물갈이를 70% 이상 실행하는 쪽에 국민들이 힘을 몰아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역대 최악이라는 19대 금배지 출신들을 확 바꾸자는 국민들의 여망을 따르는 당에 국민들이 표를 몰아주자는 제안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투표라는 칼로 여야를 불문하고 적어도 200명 이상을 물갈이해서 새로운 인재를 뽑을 수 있는 개혁과 혁신을 강제하자는 것이다. 이런 국민적 운동을 4년 뒤에도 실행하고 지속적으로 선거를 통하여 물갈이를 혁명적으로 강제한다면 우리 정치 풍토도 확 바뀌지 않겠는가. 어항을 물갈이 할 때 물을 3분의1 쯤 남겨두고 물갈이해야 물고기가 잘 산다는데, 정치판의 물갈이도 이렇게 어항의 물갈이 하듯 할 수만 있다면 분명 우리 정치가 활력을 찾고 어지러운 대내외 정세에 국가의 미래를 선도하는 건전한 정치 풍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북핵(北核)으로 위기국면의 엄중한 사태에도 나라의 안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금배지에만 목을 맨 낡은 정치꾼들을 몰아내는데 이제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앞장서자. 그리고 함량이 떨어지거나 투쟁만 일삼는 정치인들에게 총선에서 투표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제대로 한 번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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