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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23일 선거구 획정을 합의하면서 충북은 8석을 유지하게 된 가운데 인구하한선 14만 명에 3000여명이 모자란 남부3군(보은·옥천·영동)에 대해 인근의 괴산군과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의 편입여부가 지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대 기준으로 현재 남부3군은 박덕흠 의원(새누리 보은·옥천·영동)이, 괴산 등 중부4군에는 경대수 의원(새누리 괴산·증평·진천·음성)이, 청주 상당구에는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구)이 각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야당세가 강한 충북지역에서 인접한 3개 선거구의 현역의원은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다. 이들은 애써 거친 표현을 삼가고 있지만 ‘지역표’를 인식한 입장차는 확연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먼저 당사자인 남부3군의 박덕흠 의원은 선거구가 없어질지도 모르는 ‘위급한 상황’이지만 속내는 편해 보인다. 충북 8석이 확정된 터라 괴산이든 미원이든 어느 곳이나 붙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뉴데일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구 미달로 지역구의 존립이 제기돼 지역민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며 “꼭 편입을 해야 한다면 보은과 가까운 미원면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큰 고민은 경대수 의원이다. 괴산이 고향인 경의원은 일찍부터 언론에 오르내린 괴산의 남부3군 편입 가능성에 대해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한편으로 중앙당의 결정에 거스를 수 없는 애매한 입장에 놓여졌다.
경 의원은 “국회의원이 줄면 예산도 줄고 정책지원도 줄어 결국 농촌과 지방은 더욱 피폐해 질 수 밖에 없으므로 농촌과 지역의 대표성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며 “비례 국회의원을 줄여서라도 농촌 및 지방 국회의원은 최소한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또 “오로지 인구수만의 선거구 획정은 상식과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인구수 기준으로 야기되는 남부3군으로의 편입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청주 상당의 정우택 의원도 비교적 담담한 편이다. 줄곳 괴산이 대두되다가 “괴산지역민들이 차라리 가까운 미원면을 가져가라”며 반발하면서 미원면이 새롭게 떠올랐지만 현행 선거법상 자치구의 분할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별 걱정은 없어 보였다.
정 의원은 최근 도청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야가 큰 틀에서 논의하고 있다. 충북의 8석을 지켜내는 것이 급선무다”며 이 문제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러나 23일 국회의 발표를 보면 자치구, 시, 군 분할 금지와 관련해 “인구 하한에 미달해 인접한 어느 자치구, 시, 군과 합하더라도 인구 상한을 초과해 일부 분할이 불가피한 경우에 예외를 인정한다”고 명시돼 있어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처지가 됐다.
이렇게 현역 의원들의 소극적인 속내에 비해 괴산과 상당구 미원면 두지역의 도의원, 시의원, 총선 예비후보 등의 ‘편입반대’ 목소리가 점점 격화되고 있어 앞으로 남은 국회 본회의 상정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