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국내선 항공기 JAC과 충돌…항공직원 활주로옆 초지서 발견 ‘소각처리’
  • ▲ 일본으로 날아가기 전 국내에서 촬영된 황새 K0008(B02)의 모습. <사진제공 한국교원대황새생태연구원>ⓒ뉴데일리
    ▲ 일본으로 날아가기 전 국내에서 촬영된 황새 K0008(B02)의 모습. <사진제공 한국교원대황새생태연구원>ⓒ뉴데일리

    일본으로 날아갔다 통신이 끊긴 ‘한국산 황새 K0008’이 끝내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은 18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 사토시 마츠다(S. Matsuda) 기자로부터 한국 황새가 일본 항공기와 충돌해 죽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황새생태연구원에 따르면 마츠다 기자는 오키노 에라부 공항 직원으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공항 직원은 마츠다 기자에게 “지난달 26일 오전 9시25분 오키노 에라부 공항을 이륙(가고시마 발)중인 일본 국내선 항공기 JAC(Japan Air Commuter)기와 황새가 충돌해 죽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항공기는 아무런 충돌 흔적은 없었으나 황새가 활주로 옆 초지에 쓰러져 있었고 사체를 공항 직원이 발견해 곧바로 소각 처리했다.

    공항 직원은 “이 새는 커다란 흰 새였으며 날개 끝은 검었고 등엔 발신기가 부착돼 있었다. 또한 다리에는 고리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로써 마츠다 기자는 이 새가 분명 ‘한국 황새 K0008’로 확신하고 SNS 메시지를 통해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 알렸다.

    오키노 에라부 섬 주민들은 한국에서 방사한 황새라는 사실은 몰랐고 공항직원도 그 사실을 몰라 어떠한 기록(사진 등)도 남기지 않고 소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오키노 에라부 공항이 있는 와도마리 마을의 지역 라디오 방송에서 K0008에 대한 정보를 알려달라고 방송했는데 공항 직원이 큰 새를 발견했으며 발신기 부착, 날개가 검은 색 등의 제보에 의해 K0008임을 최종 확인했다.

    현재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오키노 에라부 공항에 K0008의 자료요청을 해 놓은 상태다.

    소각했다고는 하나 만일 자료가 남아 있다면 K0008의 사인을 좀 더 명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비행하다 항공기와 부딪쳤는지, 아니면 장거리 비행으로 기력이 없어 활주로에 이륙한 비행기를 피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부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비행기와의 충돌 사고로 인해 현재 예산군 예당호 주변에서 미군기가 저공비행으로 훈련을 실시하는데 예산군에서 방사한 황새들과의 충돌이 예상됨에 따른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 황새 K0008 행적

    △지난 9월3일 예산군에서 방사한 8개체 가운데 한 마리(수컷 유조).

    △마지막 있었던 곳- 전남 신안군 일원.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중국으로 이동 중 중국 양즈강 하구 200km를 앞두고 비구름을 만나 급회전, 동중국해를 건너 11월25일 오전 7시쯤 일본 오키노에라부 섬 도착.

    △이동거리 및 시간 : 34시간 논스톱 비행, 비행거리 1077km.
     
    △11월 26일 오전 7시까지 발신 이후 정보 두절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