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데일리 김경태 선임기자.
    ▲ ⓒ뉴데일리 김경태 선임기자.
    성인무상심 이백성심위심(聖人無常心 以百姓心爲心). 성인은 고정된 마음이 없고, 백성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삼는다고 노자는 말했다.

    그렇다면 대전·충남 국회의원의 마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정부 주도의 대전·충남 통합 논의가 구체화 되는 국면이다. 

    행정 체계 개편은 물론 정치 지형과 재정 구조까지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으로 통합이 현실화하면 그 파장은 고스란히 시·도민의 삶에 닿는다.

    그럼에도 정작 지역을 대표하는 여당 소속 대전·충청권 국회의원들은 한발 물러서 있다. 

    이는 “직접적 당사자이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공식 논의 참여와 명확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이기에 더 책임이 무겁다.

    행정 통합은 추상적 정책이 아니다. 선거구 조정, 권한 재배분, 예산 구조 개편까지 직결될 사안이다. 

    국회의원은 바로 그 이해관계의 중심에 서 있는 지역 대표로서 지역 현황과 민심을 정부에 전달하고, 우려와 요구를 제도권 논의에 반영하는 것이 본연의 책무다.

    그럼에도 '형평성'을 이유로 침묵을 택하는 모습은 신중함이라기보다 정치적 거리두기에 가깝고, 이는 어떤 결론이 나든 비판을 최소화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타협하면 “왜 양보했느냐”는 반발이 따를 것이고, 반대하면 “왜 발목을 잡느냐”는 비난이 따를 것이다.

    하지만 정치란 원래 비판을 감수하는 자리로 비판이 두려워 한발 물러서는 순간, 대표성도 함께 물러난다.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선택이다. 

    특히 이해충돌을 우려한다면 더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더 투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 

    시·도민 앞에 논리를 설명하고 판단을 구하는 것, 그것이 정치다.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한 소극적 방어 전략은 지역 대표의 자세가 아니다.

    노자는 또 말했다. '대도무문(大道無門)'

    큰길에는 문이 없고, 책임에도 예외는 없으며, 대전·충남 통합이라는 거대한 정책 결정의 문 앞에서 국회의원만 비켜설 수는 없다.

    대전·충남 통합은 정치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문제가 아니라 시·도민의 미래 구조를 결정할 선택이다.

    '백성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삼는다'는 말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대표라면 감당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다.

    통합의 찬반을 떠나, 지금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침묵이 아니라 책임이고, 그 책임은 결국 유권자가 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