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연정 학생 부모, 선문대에 발전기금 1000만 원 기부
  • ▲ 선문대를 찾은 고(故) 김연정 학생의 부모가 먼저 간 딸에 대한 애뜻한 마음을 담아 찾아 학교발전기금을 전달하고 있다.ⓒ선문대
    ▲ 선문대를 찾은 고(故) 김연정 학생의 부모가 먼저 간 딸에 대한 애뜻한 마음을 담아 찾아 학교발전기금을 전달하고 있다.ⓒ선문대
    딸이 머물던 교정을 다시 찾은 부모는 담담하면서도 조심스레 말을 잇는다. 

    선문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고(故) 김연정 학생의 이름을 기억해 달라며, 학교에 발전기금 1000만 원을 기부했다. 

    딸이 꿈꾸던 졸업장을 받지 못한 그날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부모의 마음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김연정 학생은 국제관계학과 3학년 2학기까지 성실히 학업에 매진해왔다. 

    그러나 2019년, 일본에서 아르바이트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 말없이 성실하던 딸의 마지막은 너무도 갑작스러웠고, 가족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았다.

    아버지 김영천씨와 어머니 아사노 도미꼬씨는 “연정이가 졸업을 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며 “그 마음을 오랫동안 품고 살았다. 딸의 이름이 학교에 남아, 선문대학교와 영원히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전달식 내내 이들의 목소리에는 담담한 슬픔과 함께, 자식을 향한 절절한 사랑이 배어 있었다.

    특히 아사노 씨는 그동안 가족을 위해 살아온 사람이다. 뇌출혈로 쓰러진 시어머니와 일본뇌염 후유증으로 고통받던 남편을 헌신적으로 간병해왔고, 그 공로로 2012년 대통령 효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어머니에게 연정이는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선문대학교 문성제 총장은 “학생과 가족의 숭고한 뜻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학은 그 헌신을 결코 잊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고인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학교는 단순한 감사에 그치지 않기로 했다. 

    고 김연정 학생에게 오는 2025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2026년 2월 예정)에서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비록 졸업식 날 학사모를 쓸 수는 없지만, 그녀의 이름은 선문대학교의 졸업자 명단에 오르게 된다.

    이번 기부는 단순한 금전적 후원이 아니다.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 멈춘 시간 속에서도 딸의 흔적을 세상에 남기고자 하는 소망, 그리고 한 가족의 삶이 학교와 지역사회의 기억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깊은 염원이 담겨 있다.

    그 이름, 김연정. 이제 그녀는 선문대학교와 함께, 우리 기억 속에도 오래도록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