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궁평2지하차도참사 2주기, ‘그날의 교훈은 아직 살아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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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사회적 참사 유가족 200여 명과 진행한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간담회에서 오송 궁평2지하차도 등 유가족에게 “공식적으로 정부를 대표해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유가족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KBS뉴스 캡처
2025년 7월 16일 청와대 영빈관.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라는 이름으로 열린 행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세월호, 이태원 참사, 무안 여객기 등 국가적 재난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 200여 명 앞에서였다.“국가의 제1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는 발언과 함께, 대통령은 국정을 책임지는 자로서 정부의 부족함을 공식으로 사과했다.그러나 충북도민, 특히 오송 참사 유가족들의 마음은 또 다른 씁쓸함으로 무거웠을 것이다. 대통령은 있었지만, 정작 그날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할 사람들, 충북도지사도, 청주시장도, 교육감도 그 자리에 없었다. 오송참사 2주기 추모식에도 그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왜 그들은 유가족과 거리를 두었는가. 혹여 ‘불똥’이 자신들에게 튈까 두려웠던 것인가. 그러나 그 참사는 특정인의 불운이 아니라,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었던 재난이었다.2023년 7월 15일. 갑작스러운 폭우, 무너진 제방, 무책임한 초기 대응. 순식간에 차량 17대가 침수됐고,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날 이후 유가족들의 시간은 멈췄고, 두 해가 지나도록 눈물은 마를 날이 없었다.그런데도 지역의 리더들은 침묵했고, 외면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제도 개선은 차치하더라도 구조적 책임에 대한 해명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반면 화려한 지역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희생자들을 도민으로, 시민으로, 그리고 자녀를 둔 평범한 학부모로서 공감하려는 최소한의 성의조차 없었던 것은 아닌가.물론 유가족에게 책임자 규명과 처벌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 앞에 선 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따뜻하고 진심 어린 위로다. 함께 울어주고, 함께 분노하며, 따뜻하고 공감이 가는 위로의 말 한마디를 전할 수 있는 공직자의 진심이다. 정제된 사과문이 아닌, 인간적인 공감의 손길이다.돌을 맞더라도, 욕을 먹더라도 그 자리에 있었어야 했다. 도민의 슬픔의 현장에는 도지사도, 시장도, 교육감도 함께 있었어야 했다. 사람만 모이면 빠지지 않던 그들이 아닌가. 그 자리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도리이며, 공직자의 책임이다.대통령의 사과는 국가 지도자로서 최소한의 품격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제는 지방의 리더들이 답할 차례다. 국민을 위한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말이다.오송참사는 과거가 아니다.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오늘 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행동해야 할 ‘지금의 의무’다.진정한 위로는 제도나 선언이 아닌, 함께 있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용기, 그 자리로부터 모든 ‘치유는 출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