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군 어머니 최정민 여사, 단국대에 유산 기부 서약…“다른 아이들의 희망이 되길”
  • ▲ 최정민 여사(왼쪽 다섯 번째)가 백동헌 단국대 천안부총장(왼쪽 여섯 번째)을 비롯한 유산기부 서약식에 참석한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단국대
    ▲ 최정민 여사(왼쪽 다섯 번째)가 백동헌 단국대 천안부총장(왼쪽 여섯 번째)을 비롯한 유산기부 서약식에 참석한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단국대
    “제 아들을 품어준 그 따뜻한 마음, 이제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전하고 싶습니다.”

    8년째 희귀병을 앓는 아들의 치료를 위해 단국대학교병원을 오가며 하루하루를 버텨온 한 어머니가 자신의 전 재산을 병원에 기부하기로 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김대건 군의 어머니 최정민 여사다.

    최 여사는 지난 9일 단국대학교와 유산 기부 서약식을 갖고 “아들이 겪은 고통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값진 일이 없을 것”이라며 단국대에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녀의 기부는 희귀병 치료 연구와 의료 인재 양성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서약식에는 최 여사와 함께 김 군의 주치의인 이순일 교수, 백동헌 천안부총장, 송일한 의과대학장 등 단국대 관계자들이 참석해 오랜 시간 아들과 함께 병원에서 겪어온 이야기에 공감하며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최 여사의 결심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선택한 한 어머니의 삶 그 자체다. 

    그녀는 “이순일 교수님과 의료진이 친자식처럼 아들을 보살펴 주신 덕분에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8년을 견뎠다. 저의 작지만 진심 어린 마음이 희귀병으로 고통받는 또 다른 아이들에게 길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국대 안순철 총장은 “기부자님의 숭고한 결단은 단순한 금전적 후원을 넘어 생명을 살리는 사랑의 실천”이라며 “단국대는 그 뜻이 헛되지 않도록 희귀 질환 연구와 의료 인재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여사의 기부는 단지 한 가정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통을 함께 나누며, 희망을 이어가는 사회 전체의 이야기다. 아들의 긴 투병 끝에 세상에 남긴 이 사랑의 약속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설 용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