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혁신 이끄는 신호탄…‘충남형 고등교육 모델’ 본격 시동지역 밀착형 대학 혁신 모델 본격 가동…교육·산업·청년정주 전략 통합 지원“성과 중심, 협력 기반”…예산 비공개 속 지방정부 주도형 고등교육 실험 주목
  • ▲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2일 도청에서 ‘2025년 제2차 충청남도 라이즈 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충남도
    ▲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2일 도청에서 ‘2025년 제2차 충청남도 라이즈 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충남도
    충남도가 2일 발표한 ‘라이즈(RISE: 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사업’ 첫 지원대상 대학 명단은 지역 고등교육 체계의 대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업은 교육부와 지방정부가 손잡고 지역대학을 지역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국가 정책의 하나로, 충남형 RISE 모델이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다.

    ◇21개 대학, 충남 RISE 1기 선정…기준은 ‘지역 기여-산학협력-지속성’

    이번 선정에는 도내 21개 대학이 포함됐다. 충남도는 교육부와 함께 몇 달씩의 협의를 거쳐 △대학의 지역 기여도 △지자체와의 협력 수준 △산업계 연계 가능성 △지속 가능한 사업 운영 능력 등을 기준으로 엄격히 심사했다.

    단순 교육기관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사회 문제 해결, 지역 인재의 정주 여건 개선,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 양성 등 지역과의 상생 모델을 제시한 대학들이 높게 평가됐다.

    도 관계자는 “충남은 수도권보다 고등교육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오히려 지역 밀착형 고등교육의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최적지”라며 “기존 중앙집중형 대학 평가 방식과는 다른, 지역 특성 기반의 새로운 지표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예산 규모는 ‘비공개’…성과 연계 집행 방식 택해

    이번에 선정된 21개 대학에 얼마의 예산이 배정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충남도는 각 대학의 세부 추진계획과 연차별 사업 성과에 따라 예산을 탄력적으로 조정·집행할 계획임을 밝히며 “성과 중심, 협력 중심의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전체가 수혜를 입는 구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예산 규모의 비공개가 대학 간 불필요한 경쟁을 방지하고, 중장기적으로 성과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투명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일부 대학의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충남도는 이에 대해 “RISE는 일회성 예산 지원사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역 혁신 생태계 구축이 목적”이라며 “단순한 금액 공개보다는 결과 중심의 책임성 있는 운영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 2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2025년 제2차 충청남도 라이즈 위원회 회의’.ⓒ충남도
    ▲ 2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2025년 제2차 충청남도 라이즈 위원회 회의’.ⓒ충남도
    ◇‘충남형 모델’, 교육-산업-정주전략 아우르는 지역특화형 설계

    충남형 RISE 사업은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도 비교적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으며,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닌 고등교육 체계 개편을 통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충남도는 △주력 산업과 연계한 학사 구조 개편 △지역 기업과의 공동연구 및 인력 교류 △청년층 정주 여건 개선(주거·교통·문화 등)까지 포괄하는 종합계획을 각 대학에 요구했다. 단순히 대학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대학이 지역을 살리는 구조로의 전환을 꾀한 것이다.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도권으로의 인재 유출을 막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지역에서 더 좋은 교육과 일자리,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RISE 사업이 그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부터 사업 본격화…성과 따라 ‘추가지원 결정’

    충남도는 오는 하반기부터 RISE 사업의 세부 이행계획을 점검하고, 실질적인 예산 집행 및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다. 각 대학은 1단계로 설정된 핵심 지표—산학연계 실적, 취업률 개선, 지역 연계 교육과정 운영 실적 등—을 중심으로 중간 점검을 받게 되며, 성과에 따라 후속 지원도 결정된다.

    충남도 관계자는 “1기 선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오는 2027년까지 해마다 평가를 통해 우수 대학에는 추가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미흡한 부분은 컨설팅과 제도 개선을 병행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충남도는 이날 도청에서  ‘2025년 제2차 충청남도 라이즈 위원회 회의’를 열고 지역 인재 양성과 청년 정주 생태계 조성을 위해 라이즈 사업을 수행할 21개 대학 124개 추진 과제를 선정하고 1403억 원 규모의 ‘충남 라이즈 수행대학 선정안’을 심의·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