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노동자 단체 병가·파업 여파…도시락 대체·석식 중단 등 ‘불편’인력 기준·조리 간소화 논란…급식 질 두고 노사 평행선예산 부담·현장 갈등 얽혀…정상화까지 ‘진통’ 불가피
  • ▲ 글꽃중의 미역없는 미역국 급식.ⓒ독자제공
    ▲ 글꽃중의 미역없는 미역국 급식.ⓒ독자제공
    대전 글꽃중학교와 둔산여자고등학교 등 일부 학교에서 조리원들의 단체 병가와 파업이 이어지면서 급식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조리원 인력난과 노동조건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급식이 단순한 ‘한 끼’를 넘어 ‘교육’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학부모들의 분노도 거세지고 있다.

    대전시교육청 학교 급식 담당자는 2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글꽃중학교 조리원 8명 중 7명이 단체 병가를 내면서 지난 16일부터 외부 도시락으로 급식을 대신하고 있다”며 “학생 수는 907명이며, 급식 중단에 따른 대체급식비는 8000원으로 인상해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병가는 다음 달 2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또, 둔산여자고등학교에서는 지난달 31일 조리원 10명 중 8명이 파업에 돌입해 아침 식재료 준비 직후 퇴근했다. 둔산여고는 반찬수 3찬 제한 등 노조의 요구사항을 일부 수용해 중식만 제공하고 있으며, 덩어리 수육 삶기나 과일 자르기 등 거부하는 조리업무는 영양교사와 교직원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중식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해서 덩어리 식재료는 하지 않고, 조직원이 투입돼 지원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조리원들이 속한 직종별 교섭안의 쟁점이 급식의 질과 직결돼 있다는 점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 조리 간소화, 전처리·반조리 제품 우선 구입 등은 질과 바로 연결되고, 식수 인원 80명 기준 제한, 방학 중 비근무자 상시직 전환 등은 인력과 예산 부담이 크다”며 “급식만의 틀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꽃중 907명, 둔산여고 749명의 학생은 당분간 이 같은 급식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조금 답답한 상황이다. 급식은 아이들 건강과 직결되기에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고 학교 급식만큼은 애들을 위해 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며 “대화해 가면서 협의해 나가자”라고 하고 있다. 

    한편 친환경무상급식대전운동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대전교육청은 급식 노동환경 개선과 갈등 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정기 폐 CT 검진 제도화와 환기시설 개선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학교 급식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닌 교육의 일부다. 그러나 대전 지역 조리원들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D고등학교에서는 당일 파업 결정으로 학생 전원이 점심을 받지 못하고 하교했으며, 학부모들은 교육권 침해에 반발해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전은 조리원 1인당 평균 식수 인원이 100명이 넘는다. 이는 다른 공공기관 대비 2배 수준으로, 급식 노동자의 과중한 업무부담과 인력난으로 부실급식이 발생하고 있다. ‘미역 없는 미역국’ 사태처럼 영양(교)사와 조리 종사자 간 갈등도 현장의 문제로 지적된다. 과거 B 초등학교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발생했지만, 갈등관리 프로그램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교육청이 지난 18일 ‘대체인력전담제’ 시행 계획을 밝히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지만, 하루빨리 노사가 교섭을 재개하고 급식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