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간부 공무원 도의회 부실대응 질책과정 ‘과격 표현’ 발단홍 의장, 김태흠 지사 ‘과격 표현’에 즉각 항의…“분위기 격앙”충남도 “김 지사, 의도와 달리 과격한 표현 유감” 긴급 진화
  • ▲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지난 10일 열린 실국원장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충남도
    ▲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지난 10일 열린 실국원장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충남도
    충남도의회 홍성현 의장이 최근 김태흠 지사가 실국원장회의에서 ‘간부 공무원의 도의회 부실 대응’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을 놓고 집행부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두 사람은 같은 당(국민의힘) 소속으로, 홍 의장이 취임한 뒤 집행부에 공식 항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 인해 김 지사와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12일 충남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문제의 발단은 지난 10일 열린 실국원장회의에서 김태흠 지사가 “산림환경연구소 이전 문제와 관련해 도의회 업무보고 과정에서 담당 국장이 도의원들의 문제 제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하는 과정에서 일부 발언이 문제가 됐다.

    김 지사는 도 간부 공무원들에게 “도의원들에게 정보를 명확히 제공하라”고 지시했으나, 이 과정에서 사용한 특정 표현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발언은 충남도의회가 도의회 소속 의원 48명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김 지사의 담당 국장에 대한 질책은 표면적으로는 이해할 만한 수준이었지만, 그가 직설적인 화법으로 담당 국장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발언이 도의회 입장에선 ‘도의회 경시’ 또는 충남도의원에 대한 ‘무시 발언’ 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 홍성현 의장, 행정‧정무부지사에 “있을 수 없는 일” 강력히 항의

    홍성현 의장은 김 지사의 발언과 관련해 박정주 행정부지사와 전형식 정무부지사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충남도는 11일 오후 이종필 공보관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긴급 진화에 나섰다.

    충남도는 입장문을 통해 “도지사의 발언은 도 간부 공무원의 업무 파악 미흡으로 인한 도의회 부실 대응 태도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도의원들에게 정보를 명확히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다소 과격하게 표현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도의원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향후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도의회는 여전히 격앙된 분위기다. 내부적으로 “이런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집행부에 대한 협력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충남연구원 신임 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이 조만간 잡힐 예정이어서 양측 갈등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김태흠 지사의 발언, 왜 문제가 됐나?

    한편, 김태흠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산림자원연구소 매각 문제와 관련해서도 담당 국장의 소극적인 대응을 질책했다. 김 지사는 “법과 절차가 정해져 있는데 왜 의회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느냐”며 “법적으로 매각은 이전 후 가능하다. 이런 절차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질책했다.

    이어 “의회의 지적 사항이 언론에 그대로 보도된 것은 담당자의 소극적인 대응 탓이다. 잘못된 정보가 보도됐다면 정정하거나, 도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의 발언은 도의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비칠 수 있는 표현이 포함돼 있어 도의회의 반발을 샀다.

    언론 보도를 통해 이 발언이 공개되면서 도의원 전체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점이 갈등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충남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도의회는 여전히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이 쉽게 가라앉기는 어려워 보인다.